나도 다시 ‘개미’ 합류?...긴축 종료 기대에 자산시장 ‘꿈틀’

나도 다시 ‘개미’ 합류?...긴축 종료 기대에 자산시장 ‘꿈틀’

미 연준 금리인상 종료 기대감 상승
코스피 올해 들어 거래량·대금 급증
코인도 활기, 비트코인 4천만원 접근
위험자산 불확실성, '빚투' 자제 당부

기사승인 2023-05-03 06:00:26
증시와 가상자산 등 위험자산 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종료될 수 있다는 기대에 꿈틀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이번 달 끝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돈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변동에 기대어 과도한 빚투(빚내서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미 Fed 홈페이지 캡쳐
미 금리인상 이제 막 내리나

연준은 오는 2~3일(현지시간)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기준금리 조정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4일 새벽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달 0.25%p(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5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할 확률은 85.2%에 달한다. 동결할 가능성은 14.8%에 그쳤다. 연준이 금리를 0.25%p 인상할 경우 미 기준금리는 5.00~5.25%로 조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0.25%p 금리인상과 함께 향후 금리 동결 기대가 높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연내 금리 인하 기대까지 가지고 있는 상황. 페드워치 기준 9월에 금리 상단이 5.0%(41.1%)나 그 이하(15.1%)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과반에 이르고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을 기대하게 된 배경은 SVB사태에 따른 은행권 불안, 고강도 긴축이 가져올 실물경제 위축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풀이된다”며 “특히 최근 3가지 이벤트가 금리 인상 중단을 더 기대하게 만든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이 제시한 금리 인상 중단을 부채질하는 변수는 △퍼스트퍼블릭은행 사태 △1분기 미 GDP 성장률(속보치) 예상치 하회 △3월 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둔화 등이다.

쿠키뉴스DB
기준금리 인상 종료?...다시 움직이는 개미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중단 기대가 올라가면서 국내 증시는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일일 거래대금은 연초 5조2001억원에서 4월말 14조248억원으로 169.70% 증가했다. 일일 거래량도 3억4634만주에서 7억7753만주로 늘었다.

국내 투자자 10명 중 6명은 연내 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이 771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60%가 연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한다고 답했다. 특히 금리 완화에 따라 올 하반기부터 증시 반등을 예상한다는 답변은 62.4%에 달했다.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던 유동성도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연초 58조1351억원에서 4월말 69조원을 넘어서며 반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급여 이체와 카드 대금 납부, 체크카드 사용 등이 가능해 사실상 증권사 예금 계좌처럼 사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보가 종료되면 증시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여기에 금리인상 종료 기대가 은행 예적금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더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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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도 기지개...비트코인 10만 달러 설까지

미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에 가상자산 시장도 기지개를 피고 있다. 올해 초 업비트에서 1코인에 2112만3000원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4월말 3914만90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올해 들어 85.33% 상승한 가격이다. 거래량도 같은 기간 1486에서 1871코인으로 125% 급증했다. 

이더리움도 연초 1코인에 152만8000원에서 4월말 250만6000원으로 64% 상승했다. 거래량은 6939코인에서 1만1586코인으로 증가했다.

코인시장은 지난해 FTX 파산 후 닥쳤던 위기를 극복하고 금리 인상기가 사실상 종료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활기를 띄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약세장)’이 끝나가고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온다. 

해외 대형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 소속 제프 켄드릭 전략가는 2024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비록된 금융시스템 위기나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따라 가상 자산 안정화 등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코인 ‘위험자산’, 빚투 경계해야 

증시가 살아나면서 빚투도 늘어나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신용거래 잔고는 올 초 16조원 수준에서 3월 18조원대에 진입했고 4월 20조원을 돌파했다. 급증한 신용거래 잔고는 최근 소시에테제너럴(SG) 증권사발 하한가 사태가 발생하면서 다시 19조원 때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은 신용융자, CFD 등과 관련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매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증권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5일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등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점점 커지는 금리인상 중단 기대가 증시에 우호적이지만은 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긴축적 통화정책의 종료 기대감이 올해 1분기 동안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금리인하의 명분은 절대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시그널이 되지 않을 것이다. 금리인하의 명분은 경제위기를 떠올리는 꽤 불편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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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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