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에 사는 맹꽁이 보존대책 수립하라”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에 사는 맹꽁이 보존대책 수립하라”

전북환경운동연합, 8개 지점서 맹꽁이 서식 확인

기사승인 2023-05-30 17:37:07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9일 저녁 대한방직 부지 경계 청음 조사로 확인한 맹꽁이 서식지. 1번과 7번, 8번이 올해 확인된 맹꽁이 서식 지점.

옛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 철거과정에서 건축물관리법 위반(착공신고 미이행) 혐의로 고소장이 접수된 ㈜자광과 전은수 대표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를 결정하면서 철거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전북지역 환경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북지역 환경단체는 “철거 부지에서 맹꽁이 서식이 확인됐다”며 “민관 공동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서식지 보존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전북환경운동연합은 “하루 내내 많은 비가 내린 지난 29일 밤, 한승우 전주시의원과 함께 대한방직 부지 울타리 구간 청음조사를 통해 8개 지점에서 맹꽁이 서식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6월에는 삼천변 경계 구간에서만 울음소리가 들렸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KBS와 경찰청 건너편에서도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면서 “대한방직 부지 내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곳이나 빗물이 고이는 수로와 건습지 주변에 내 맹꽁이가 고르게 분포해 살고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환경운동연합은 “30일 아침 삼천동 거마공원 맹꽁이놀이터에서 짝짓기 중인 맹꽁이와 수면 위에 알이 펼쳐진 것으로 미뤄볼 때 대한방직 부지 내에서도 짝짓기와 산란이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중·하순, 장마 기간에 들어 비가 잦아지고 부화한 올챙이가 성체로 자랄 수 있는 습지 조건이 유지된다면 짝을 찾기 위한 수컷의 울음소리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방직 전주공장 부지는 지난해 11월 울타리 설치와 12월 임시 주차장 조성 등 두 차례 공사로 맹꽁이 서식지가 크게 훼손된 바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서식지 추가 훼손 방지대책과 보존 계획 수립을 요청했고, 전주완산구청이 철거공사 개시 조건으로 착공 신고 전 ‘양서류동물(맹꽁이) 보호 및 서식지 이주계획’에 의한 서식지 확인 및 처리계획 제출을 요구했다.

환경단체의 요구에도 토지주인 (주)자광은 착공 신고 전 이행사항인 맹꽁이 서식 실태조사와 처리계획 제출을 하지 않고 철거공사를 강행해 반발을 샀다.

환경운동연합은 “전주시는 맹꽁이 서식지를 제외한 부지 절반에 대해 조건부로 착공 신고를 받아주겠다는 방침을 철회하고, ‘맹꽁이 서식지 보전 계획’ 수립이라는 조건 사항을 먼저 이행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한방직 부지 맹꽁이 서식실태조사와 보호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공동조사단 구성을 통해 맹꽁이 서식실태 및 특성에 대한 투명한 조사와 보호대책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기존 서식지에 대한 훼손과 불법공사가 이미 진행된 만큼 시민환경단체와 추천 전문가로 하여금 부지 내 서식지를 상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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