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번 주부터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에 의뢰해 전국 83곳 현장 구조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한다.
점검은 오는 8월 말까지로 예상된다. 임병용 부회장⋅우무현 사장 등 경영진은 점검이 이뤄지는 3개월간 83곳을 포함한 전국 110곳 현장을 돌며 안전회의를 열 예정이다.
점검엔 입주예정자도 참여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상세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라면서도 “설계대로 시공이 잘됐는지, 구조적으로 안전한지를 파악하는 게 아닐까 생각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인천 검단신도시 AA13-2블록 아파트 지하주차장 1~2층 상부구조물이 붕괴됐다. 원인은 철근임의 누락이다. 슬래브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하는 전단보강근 30여개가 시공 과정에서 누락된 걸로 파악됐다.
전날(30일) 현장을 다시 찾았다. 시간이 멈춘 듯 현장은 한 달 전 모습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다. 굴삭기 한 대가 건물 옆에서 흙을 퍼나르는 것 말고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지하주차장이 무너지면서 공사는 중단됐기 때문이다.
근로자들이 안전모에 작업복 차림을 하긴 했지만 형식적인 복장에 불과했다. 출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관계자가 아니고선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현장 입구를 지키고 있는 직원에게 ‘사고 수습은 잘 됐느냐’ 등을 물으니 그저 “모른다”라는 답만 돌아왔다.
하마터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뻔한 사고였음에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시민 인식에서 멀어진 듯했다.
현장 주변에서 만난 한 시민은 “입주자들은 아무래도 (또 사고가 날까봐) 불안해할 것”이라면서도 “지인 말로는 이번 사고가 크게 문제될 건 없다더라”고 전했다.
공사는 당국 조사가 끝나고 책임자 처벌이 이뤄진 뒤에 재개될 전망이다. 관건은 입주예정자들을 어떻게 보상해주느냐다. 당초 12월 말 입주 예정이었지만 사고를 계기로 입주계획이 불투명해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정혜민 입주자예정자협의회 회장은 “사고 조사와 정밀안전진단이 진행 중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라며 “표면적으로 드러난 원인은 철근 누락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LH건 GS건설이건 똑같은 가해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붕괴 아파트’라는 낙인이 찍혔기 때문에 가치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라며 “결과가 어떻든 우리는 전면 재시공을 원한다”고 말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내달 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진주본사 앞에서 집회를 연다. 협의회는 시공사말고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LH에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LH는 검단 안단테 사업시행자이면서 발주처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부터 GS건설 자체 안전점검 적정성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위법사항이 적발되면 벌점이나 과태료 등 제재를 가할 예정이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