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토큰증권(Security Token)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금융사들의 토큰증권 시장 선점을 위한 합종연횡이 활발한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미래에셋증권과 손잡고 SK텔레콤까지 포함된 거대 토큰증권 생태계 구성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의 발행․유통을 전면 허용키로 하고 법제화를 진행중이다. 지난 2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금융위는 6월말까지 법제화를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토큰증권 시장 조성 시점은 내년 말이지만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관련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
토큰증권이란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 등 자산을 분산원장 기반으로 발행한 디지털 자산을 뜻한다. 해당 자산들이 토큰증권으로 발행될 경우 자산 시장에는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고, 투자자들에게는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사들은 토큰증권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토크증권 시가총액은 내년 34조에서 2026년 100조원을 돌파해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선점을 위해 금융사들은 자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토큰증권 생태계는 크게 토큰증권으로 발행할 기초자산을 관리 발굴하는 사업자와 토큰증권 발행 사업자, 유통 플랫폼 등으로 구성되며, 여기에 계좌관리 기관들이 포함되면서 자체적인 토큰증권 발행․유통 시장을 형성한다.
하나금융은 경쟁력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토큰증권 컨소시엄인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ext Finance Initiative, ‘NFI’)’에 참여하기로 했다. NFI에는 국내 대형 통신사인 SK텔레콤까지 참여하고 있어 국내 각 산업을 대표하는 그룹들이 참여하는 거대 생태계로 꾸려진다.
하나금융의 주요 관계사인 하나은행은 규제 변화와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 및 생태계 조성 등을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적극 협업할 예정이며, 하나증권은 토큰증권의 발행, 유통, 조달, 인프라 구축 등 미래에셋증권과 직접적인 사업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제 막 태동하는 토큰증권 시장에서 업계 최고의 경쟁력과 인프라 그리고 경험을 갖춘 미래에셋증권과 협업하게 돼 기쁘다”며,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변화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미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도함으로써 손님들에게 새로운 가치와 참신한 경험을 제공해 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여타 금융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토큰증권 관련 협력업체를 최근 8개에서 12개로 확대했다. 새로 추가된 업체는 NH농협은행, 케이뱅크 등 은행과 함께 조각투자 사업자인 펀블(부동산)과 아이디어허브(디지털 특허)이다. KB증권도 협력업체로 위밋파트너스(STO 플랫폼)를 추가하며 생태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경쟁력은 플랫폼의 편리함과 함께 투자자산의 매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양질의 투자자산을 발굴하지 못 할 경우 다수의 투자자 참여, 거래량을 확보하지 못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사들이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와의 제휴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