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6일 현충일(顯忠日)이 제68회를 맞았습니다.
현충일은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는 기념일입니다. 한국의 24절기의 하나인 ‘망종’의 전통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음력 5월, 양력 6월6일에 해당하는 망종에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농경사회에서는 망종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좋은 날로 여겨졌습니다.
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56년, 현충일이 제정될 당시 망종은 6월6일이었습니다. 정부는 이를 계기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6월6일을 ‘현충기념일’로 지정하고 공휴일로 정했습니다. 제정 당시에는 6·25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호국영령만을 기리는 날이었지만, 1965년부터 일제시대에 국권 회복을 위해 독립투쟁을 벌이다 희생된 순국선열까지 함께 추모하게 됐습니다.
이후 1975년 1월27일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바뀌어 현충일로 공식 개칭되었습니다. 1982년 5월15일에는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법정기념일로 정해졌습니다.
태극기, 세로 길이만큼 내려 달아야
현충일은 1년 365일 가운데 몇 없는 조기를 다는 날입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현충일은 조의를 표하는 의미에서 일반적인 태극기 게양법과 달리 조기 게양을 해야 합니다. 태극기의 깃면 길이만큼 깃봉에 간격을 두고, 태극기를 내려 달아야 합니다. 다만 차량이나 보행자의 통행에 지장을 주거나 깃대가 짧아 조기로 게양할 수 없는 경우에는 조기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내려서 달아야 합니다.
태극기는 아파트나 주택의 경우 집 밖에서 보았을 때 대문의 중앙 혹은 왼쪽에 게양합니다. 건물의 경우 중앙이나 왼쪽 혹은 옥상이나 차양시설 위의 중앙에 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게양 위치 조절도 가능합니다. 오염되거나 훼손된 태극기는 지자체 민원실과 주민센터에 설치된 국기수거함을 이용하면 됩니다.
오전 10시 1분간 ‘묵념 사이렌’도
전국적으로 묵념 사이렌도 울릴 예정입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1분간 진행됩니다. 조국수호를 위해 헌신·희생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추념식 행사에 맞춰 국민 모두가 동시에 묵념을 하자는 취지입니다.
홍종완 행안부 민방위심의관은 지난 5일 “현충일 추념식 묵념사이렌은 민방공 경보사이렌이 아니므로 경건한 마음으로 1분 동안 묵념 후 일상생활로 돌아가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문화 홍보전문가’로 활동 중인 서경덕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현충일은 단지 ‘노는 날’이 아닌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국군 장병들과 호국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날”이라며 “호국보훈의 달인 6월만이라도 가까운 현충시설을 방문해 순국선열을 기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