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2차 자진출석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구속영장 발부를 막으려는 일종의 쇼”라고 질타했다.
진 교수는 6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송 전 대표의 자진 검찰 출석이 보여주기 차원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에 대비해서 ‘두 번이나 자진 출석했지 않는가’, ‘난 도주 우려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이어 “만약에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구속된다면 (구속영장이) 송영길 대표한테 가는 길이 열리는데 (송 전 대표의 자진 출석은) 아마 그것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거듭 “검찰이 이 두 사람을 굳이 구속시키려는 핵심은 결국 가장 큰 수혜자인 송영길 대표 때문이다”며 “송영길 대표도 ‘그다음 순서로 나한테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이라는 걸 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도록 ‘나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 ‘두 번이나 자진 출석하지 않았느냐'(는) 그런 알리바이를 만드는 행동이다”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에서 귀국한 뒤인 지난달 2일에도 “주위 사람을 괴롭히지 말고 저 송영길을 구속시켜주기 바란다”며 자진 출석했지만, 검찰이 조사와 면담을 거절하면서 10분 만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검찰은 오는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국회가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지켜보고, 그에 따라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소환해 후속 조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조사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검찰은 2021년 5월2일 열린 전당대회에서 송 전 대표 당선을 목적으로 윤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캠프 관계자들과 공모해 현역의원 10~20명과 지역본부장 및 지역상황실장 수십 명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면담이 불발됨에 따라 송 전 대표는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