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교통 인프라 확대를 고리 삼아 ‘충청권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지역 균형발전 핵심으로 ‘공정한 접근성’을 꼽으며, 전국 2시간대 생활권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충청북도 문화제조창 중앙광장에서 개최된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착공기념식’에서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촘촘한 교통 인프라가 필수적”이라며 “기존 고속철도 지하에 더 빠르고 안전한 철도를 추가로 건설해 고속철도 운행을 두 배로 늘리고, 누구나 원하는 시간대에 열차를 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복선화가 완공되면 인천, 수원, 거제 등 전국 곳곳으로 고속열차를 운행할 수 있어 전국 2시간대 생활권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은 기존 평택~오송 고속철도 구간 밑에 총 길이 46.9㎞(터널 34㎞)의 복선 철로를 신설하는 사업이다. 해당 구간은 경부·호남고속철도와 수도권 고속철도가 합류돼 교통량이 집중되는 구간이지만, 선로용량이 작아 상습적인 병목현상이 발생해 왔다. 선로용량은 일정한 구간에서 1일 투입 가능한 최대 열차 운행 횟수를 뜻한다.
복선 철도가 개통되면 고속열차 운행이 두 배 늘고, 인천발·수원발 고속철도, 남부내륙철도 등과 연계해 더 많은 지역에 고속철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에는 약 3조1816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오는 2028년 개통이 목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충북 지역 대선 공약 추진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대선 과정에서 여러분께 약속드린 대전, 세종, 충북 광역철도가 청주 도심을 통과하도록 속도감 있게 사업 추진을 해 나갈 것”이라며 “청주공항에서 청주 도심과 오송역을 거쳐 세종, 대전까지 새로운 교통축이 만들어지면 지하철로 더욱 편리하게 공항과 고속철을 이용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구축’은 윤 대통령의 충북지역 첫 번째 대선 공약으로, 국정과제로도 채택됐다. 최근까지 국토교통부는 오송~청주공항 구간을 청주도심을 통과할지, 기존의 충북선을 활용할지를 놓고 사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 윤 대통령은 ‘청주도심 통과안’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발표한 국가첨단산업단지 계획을 언급하며 “오송에 철도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기존 생명과학단지를 K-바이오 스퀘어로 탈바꿈하여 충북을 국가첨단산업의 중심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국가철도공단 직원대표, 김영환 충북도지사, 황영호 충북도의회의장 등과 함께 2복선화 사업 착공을 알리는 버튼을 누르는 ‘착공 퍼포먼스’을 진행했다.
기념사를 마친 후에는 참석한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건강하십시오”, “반갑습니다” 등의 인사를 건넸다. 앞으로 청주와 충북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말도 잊지 않고 건넸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착공식은 충북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오송~평택 구간 복선화에 이어 대전, 세종, 오송을 거쳐 청주 지하도심을 통과해 공항까지 연결되는 새로운 철도 교통축을 구성하는 등 충북에 업그레이드된 교통망을 구축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조진수·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