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급여력 비율 ‘흔들’…건전성 확보에 분주

보험사 지급여력 비율 ‘흔들’…건전성 확보에 분주

보험사 재무건전성 보여주는 RBC 비율
지난해 말 건전성 지표 보니…당국 권고 미달하는 곳도
후순위채 발행 잇따라 나서

기사승인 2023-06-08 06:46:01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리 상승 여파로 지난해 말 일부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금융당국 권고 수준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급여력(RBC) 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다. 보험회사의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로서, 금융회사에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충당할 수 있는 자기자본을 보유하도록 하는 제도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 등) 대비 요구자본(보험, 금리 신용, 시장, 운영위험 분산효과를 고려해 산출) 비율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RBC비율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100% 이상 유지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100% 미달시, 시정조치를 취한다. RBC비율이 50~100%인 경우에는 경영개선권고를 통해 조직/인력운영 개선, 자기자본증액요구, 신규업무제한 등 조치가 취해진다. 0~50%인 경우는 경영개선요구를 통해 임원진 교체요구, 영업의 일부정지 등이 취해진다. 

7일 각 보험사 결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 중 △DGB생명 119.0% △DB생명 141.9% △NH농협생명 147.5%이 당국 기준(150%)을 밑돌았다. DGB생명은 전년말 대비 RBC비율이 104.6% 감소했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발생으로 RBC비율의 분모와 분자, 즉 지급여력기준금액과 지급여력금액이 모두 2021년 말 대비 감소했다.

△BNP파리바카디프 499.2% △AIA생명 290.9% △라이나생명 286.5% △교보라이프플래닛 261% △KB생명 248.4% △삼성생명 244% △ABL생명 198.6% △메트라이프생명 188.8% △IBK연금보험 182.8% △교보생명 180.6% △미래에셋생명 179.6% △동양생명 173.2% △푸본현대생명 171% △KDB생명 162.5% △한화생명 162.2% △흥국생명 152.2% 순 이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MG손해보험이 43.35%로 가장 RBC 비율이 낮았다. MG손보의 RBC 비율은 2021년 말 88.28%, 2020년 말 128.38%에서 지속 떨어지고 있다. 전년 대비 분자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금액이 916억원 감소하고, 분모에 해당하는 지급여력기준금액은 470억원이 늘어난 영향이다. 

△AIG손해보험 404.17% △삼성화재 284.98% △AXA손해보험 234.2% △하나손해보험 217.18% △코리안리 180.78% △현대해상 174.65% △KB손해보험 171.66% △DB손해보험 170.76% △메리츠화재 165.71% △흥국화재 163.34% △한화손해보험 153.3% 였다.

롯데손해보험은 150.77%로 가까스로 금융당국 기준을 넘겼다. 후순위채권 900억원 상환 및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감소 영향으로 지급여력비율이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부터는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보여주는 지표가 RBC비율에서 K-ICS(킥스)로 바뀐다. 현재 일부 보험사만 3월 말 킥스 잠정치를 공개한 상태다. △NH농협생명(296.1%) △KB라이프생명(277.6%) △삼성화재(273.2%) △NH농협손해보험(268.2%) △신한라이프(227%) △삼성생명(210~220.0% 사이) △미래에셋생명(220% 내외) △KB손해보험(192.9%) △한화생명(180.5%) △현대해상(178.6%) △롯데손해보험(174.7%) △동양생명(162.3%) 등이다.

특히 NH농협생명은 킥스로 전환하면서 지급여력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생명보험 관계자는 “작년에 비해 채권 금리가 많이 내려간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올해 1월에 25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했다”면서 “IFRS9(금융자산에 대한 새로운 평가기준) 도입으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매도가능증권을 재분류한 것도 금리 민감도를 낮췄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공시가 첫 반영인 만큼 보험사들의 준비 상황을 고려해 올 1분기 보고서 공시 기한을 5월에서 6월로 한달 간 미뤄줬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회계제도 전환으로 이익과 자본이 동시에 늘어난 손보사보다는 생보사에서 수치 변동이 더 있지 않겠나”라며 “여전히 요구자본 변동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6월 말에 최종 수치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확실성이 계속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확충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오는 8일 5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에 이어 2개월 만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3일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5020억원의 자금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도 지난달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