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화천군 전역, 특히 상서면과 사내면 등 북부권역에 불과 30여분 남짓한 시간 동안 많은 양의 비와 직경 1~2㎝의 매우 큰 입자의 우박이 쏟아졌다.
농가가 미쳐 손쓸틈도 없이 쏟아진 거대한 우박 알갱이들은 삽시간에 밭작물과 과수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흔을 남겼다.
화천군은 최문순 군수를 비롯해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은 우박 피해 다음날인 11일 아침부터 상서면 산양리, 봉오리, 다목리, 사내면 사창리 등을 돌며 피해 조사에 나섰다.
현장 조사 과정에서 피해 상황을 설명하던 일부 여성 농업인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고, 한 고령의 농업인은 불도 붙지 않은 담배를 문 채 쓰러진 오이에서 눈길을 돌리지 못했다.
피해는 파종을 끝내고 수확을 앞둔 오이, 호박, 고추, 아스파라거스, 들깨 등에 집중됐다. 일부 농가들은 다시 파종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지만, 모종을 구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특히 사과와 복숭아 등 과수농가의 피해가 극심한 상황이다. 최근 서리피해에 이어 우박피해까지 입어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
작물의 잎은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꺾어져 내렸고, 맺혀가던 열매들은 검붉은 피멍으로 상품 가치를 잃어버렸다.
그야말로 1년 농사를 망친 셈이다. 화천군은 현재 각 읍․면별로 정확한 피해 농가 수와 면적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밭작물과 과수 재배농가들이 생전 처음 겪는 규모의 우박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며 "행정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하고,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화천=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