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화천과 양구, 원주 등 7개 지역에 불과 30여분 남짓한 시간 동안 돌풍을 동반한 국지성 호우와 직경 1~2㎝의 매우 큰 입자의 우박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3시20분께 30여분간 대추크기만 직경 1.7~2㎝ 안팎의 우박이 쏟아져 이들지역 농경지의 농작물이 초토화됐다.
농가가 미쳐 손쓸틈도 없이 쏟아진 거대한 우박 알갱이들은 삽시간에 밭작물과 과수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흔을 남겼다.
화천지역의 경우 파종을 끝내고 수확을 앞둔 오이, 호박, 고추, 아스파라거스, 들깨 등에 집중됐다. 본격적인 생육단계에 접어든 고추와 호박 등이 줄기만 앙상하게 남아 수확을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일부 농가들은 다시 파종하는 방법을 고민 중이지만, 모종을 구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강원도와 각 지자체들이 우박이 쏟아진 지역을 중심으로 농작물 피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4시 현재 여의도 면적의 322배에 이르는 229㏊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원주시가 63㏊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양구 58.7㏊, 화천 40㏊, 평창 30㏊, 횡성 25㏊, 홍천 10㏊, 철원 3㏊ 등이다.
화천지역의 경우 지난 2016년 9월 1일 29㏊, 2012년 5월 31일과 6월 12일 각 12㏊와 38㏊ 등 4~5년 사이로 국지성 우박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밭작물과 과수 재배농가들이 생전 처음 겪는 규모의 우박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다"며 "행정에서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하고,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화천=한윤식 기자 nssys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