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굣길 참변’ 9일 만에… 동덕여대 “교내 안전 강화”

‘등굣길 참변’ 9일 만에… 동덕여대 “교내 안전 강화”

학생들 “예견된 사고”… 학교 측 “총장과 학생 대화 제안해 조율”

기사승인 2023-06-14 15:17:55
교내 교통사고로 숨진 대학생 A씨를 추모하는 동덕여자대학교 간이분향소.   사진=임지혜 기자

동덕여자대학교(이하 동덕여대) 학생들이 등굣길 교내 트럭에 치여 재학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김명애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학교 측이 교내 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9일 만이다.

동덕여대 측은 14일 ‘동덕여대 교내 안전강화 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교내 안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신속하게 단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는 교내 안전강화를 위해 3단계 계획을 세웠다. 먼저 단기계획으로 △숭인관 쓰레기 적재함(압롤박스) 철거 △예지관 지하 3층 주차장 쓰레기 집하장 설치 △숭인관 경사지 계단 경계석 및 안전 펜스 설치 △숭인관 경사지 아스팔트 미끄럼방지 도로 시공 및 방지턱 설치 △도서관 중앙계단 핸드레일 설치 및 계단 보수 △상징탑, 인문관 사이 계단 핸드레일 설치 및 보수 등을 발표했다.

이어 △안전 컨설팅 외부 전문가의 용역을 통한 교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 수립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안전강화위원회의 심의 후 공사 시행 △교내 전반의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한 공사계획 등 중기계획과 도서관 신축을 통해 인문관, 숭인관, 대학원으로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는 안전통로 확보를 담은 장기계획도 밝혔다.

앞서 서울 종암경찰서와 동덕여대 등에 따르면 학생 A(21)씨는 지난 5일 오전 8시50분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내 언덕길에서 내려오던 쓰레기 수거 차에 치였다.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뇌사 판정을 받았고, 이틀 만인 7일 오후 결국 사망했다. 사고 이후 고인과 같은 학과 학생들과 총학생회, 학교 측은 교내에 간이 분향소를 마련했고 많은 학생이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

학생들은 이번 사고가 ‘예견된 사고’였다는 입장이다. 지난 6년간 교내 언덕길의 안전 우려로 민원을 넣었지만 학교가 이를 외면하면서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한다. 또 책임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의 논의를 위한 공청회를 제안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고인의 유가족과 동덕여대 학생 1000여명은 지난 12일 오후 교내 운동장에서 촛불 추모 집회를 열었고, 13일에는 학생 40여명이 본관 1층 로비에서 김명예 총장 퇴진을 촉구하며 밤샘 농성을 하기도 했다.

동덕여대 측은 “이번 일로 큰 심적 고통을 겪으신 모든 분께 진심 어린 위로와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동덕여대의 안전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른 시일 내 학생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동덕여대 관계자는 “학교 측은 총장과 학생단체인 중앙운영위원회와의 대화를 제안한 상태”라고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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