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필수의료 위기…“소통·협력으로 문제 풀어야”

의사 부족·필수의료 위기…“소통·협력으로 문제 풀어야”

이진우 차기 대한의학회장, 의료계 ‘열린 대화’ 강조
“반대 입장만 고수하면 사면초가 빠질 수 있어”

기사승인 2023-06-15 14:08:14
15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개최된 ‘2023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이진우 대한의학회 차기회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의료계의 소통과 협력을 강조했다.   사진=신대현 기자

의사 인력 부족, 필수의료 위기 상황 등 의료계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계는 반대를 위한 반대를 지양하고 정부와 소통하고 사회 여론을 적극 수렴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 없이 무조건 반대만 해서는 고립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차기회장은 15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개최된 ‘2023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의 기조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하며 의료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이 차기회장은 최근 응급환자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환자가 숨지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고를 예로 들며 “언제 어디서든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국민 건강권인데, 이를 어떻게 충족시켜야할지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이어 반복되는 응급실 뺑뺑이 사고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의사 인력 부족’ 문제에 대해 “2000년 의약분업 사태 이후 의대 정원이 350명 줄었는데 이 상태가 18년째 지속됐다”며 “최근 각 전문과목마다 의사가 얼마나 부족한지 자료를 내놓고 있는데, 그렇다고 의료계 전체가 인력 증원을 바란다고 봐야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짚었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사 인력 증원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이 차기회장은 의료계 쟁점을 풀어내려면 각 주체들이 논의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고 전했다. 논의를 마다하고 반대 입장만 고수한다면 결코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피력했다. 이 차기회장은 “PA(Physician Assistant)라고 일컫는 진료보조 인력이 전국 병원에 대략 4000명이 있는데, PA들이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이들이 없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대한의사협회는 PA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PA도 안 되고 의사 인력 증원도 안 된다는 입장은 오히려 의료계를 사면초가 상태에 빠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사와 한의사가 국민 건강 증진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차기회장은 “매년 700명이 넘는 한의사가 계속 배출되고 있고 현대 의료기기 사용 요구는 더 높아질 것이다. 국민 건강과 보건 향상 관점에서 의료 일원화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의료 일원화를 통해 의사 정원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고,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부분도 국민 건강 증진에 도움되는지 전향적으로 논의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환자가 건강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정부와 소통하고 사회 여론을 수렴하며 열린 마음으로 양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차기회장은 “단편적인 논의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다양한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는 장이 필요하다”며 “지식이 많다고 다 지식인은 아니다. 우리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대화를 통해 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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