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가격 인상 불가피…커피업계 “당장 영향은 없겠지만”

원유가격 인상 불가피…커피업계 “당장 영향은 없겠지만”

낙농가·유업계, 원유가격 조정 협상
우유 첨가 식품 도미노 가격 인상 예고

기사승인 2023-06-17 06:00:10
사진=안세진 기자

원유가격 인상에 낙농가와 유업계를 비롯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의견이 나뉘었다. 낙농가는 사료값 상승 등 생산비 급등과 수익성 악화에 따라 올해 원유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업계는 지난해 한 차례 가격인상이 단행된 만큼 또 한 번 인상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17일 업계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는 최근 원유가격 조정 협상에 나섰다. 올해 예상 인상 범위는 리터당 69~104원이다. 지난해 11월 인상분(리터당 49원) 보다 높은 수준이다.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소위원회가 결정한 가격 수준을 의결해 오는 8월부터 인상분을 적용할 예정이다. 통상 원유가격이 오르면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우유가격도 인상된다. 지난해 11월 원유 가격 인상분이 결정된 후 유업계는 우유 가격을 평균 10% 올렸다. 

낙농가에서는 원유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며 경영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의 원유기본가격을 기준으로 얻는 수입으로는 당장을 버티기도 힘들다는 입장이다. 실제 낙농진흥회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젖소사육두수는 약 39만두로 2021년 대비 2.7%(1만1000여두)가 감소했다. 이에 따라 원유 생산량도 동시기 203만4000여톤에서 197만7000여톤으로 2.8% 가량 줄었다.

낙농업계 전문가들은 사료값 상승 등 생산비 급등과 수익성 악화에 따라 낙농가의 우유생산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선 올해 원유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는 우유생산비를 1~2년 단위로 뒤늦게 원유가격에 반영하는 구조다.

반대로 유업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원유 가격 상승이 이뤄지면 시판 우유 가격도 올라 원가 압박이 한층 심해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실제 지난해 원유가격이 리터당 49원 인상되자 흰 우유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우유 제품의 가격을 평균 6% 조정했다. 흰 우유 1000㎖의 제품 가격이 6.6% 상향됨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었던 1000㎖ 우유 가격은 2800원 후반대로 형성됐다. 매일유업은 흰 우유 900㎖ 제품 가격을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57%, 남양유업 역시 900㎖ 기준 2650원에서 2880원으로 8.67% 각각 조정했다.


특히 가성비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우 박리다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어 누적될수록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큰 편이다. 지난해 10월 우유가격이 리터당 180원 인상됐을 당시 주요 커피 전문점 라떼 평균 가격이 54.5원 올랐다.

현재 저가커피업계 선두주자인 메가커피는 카페라떼를 2900원에 팔고 있다. 지난해 한 차례 인상한 가격이다. 앞으로 원유 가격이 오르게 된다면 2000원대 라떼는 메뉴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컴포즈커피는 지난 4월 카페라떼와 카푸치노 가격을 인상했다. 카페라떼와 카푸치노 가격은 2700원에서 2900원으로, 바닐라라떼는 3000원에서 3300원으로 올렸다. 

업계는 지난해 한 차례 가격인상을 한 만큼 추가적인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본사 부담이 가중될 경우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원유가격이 인상되면 우유를 사용하는 음료의 경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난해 한 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한 만큼 본사 차원에서 부담을 안고서라도 당장에 추가적인 인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프랜차이즈에서도 마찬가지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당장에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면서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계약을 년 단위로 진행한다. 이번에 원유가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제품 가격에 바로 반영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트, 던킨 등을 운영하는 SPC 관계자도 “원유가격이 결정된 후 유업계에서 B2B 거래처에 변경된 가격을 협의한다”며 “올해 가을 정도에 새로운 원유가격을 고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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