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문제 등 안보 분야에서 프랑스와 긴밀한 협력 의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17일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에 실린 기고문에서 “2004년 ‘21세기 포괄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래 정치, 안보,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온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양국의 협력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켜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2024~2025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국제 안보에 관해 프랑스와 긴밀히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국제 규범을 무시하고 무력을 통해 주권과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보상받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프랑스가 일관되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하면서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한국의 노력을 지지해 온 것에 사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1948년 파리에서 선포된 국제인권선언을 언급하면서 “대한민국은 자유와 인권의 나라인 프랑스와 공조해 북한의 심각한 인권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이 당면한 안보 현안인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한국은 우크라이나의 평화가 조속히 회복되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프랑스를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과 공조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경제 협력에 대해서는 “장차 안정적이고 회복력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배터리, 디지털 분야에서 프랑스에 투자하고 프랑스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항공·우주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한다면 상호 보완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자력 발전과 방위산업은 양국 모두가 우수한 제조 기술을 지닌 분야로 공동연구와 공동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차세대 소형원자로(SMR)와 수소 에너지 공동개발에 나섬으로써 기후 위기에 대응한 그린에너지 공급 확대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2019년 한국 영화 ‘기생충’이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고 BTS, 블랙핑크 등 K팝 가수들이 프랑스에서 인기인 점을 언급하며 “프랑스가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예술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 동반자 관계가 더욱 각별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우리 한국인들은 프랑스 국민과 함께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는 파트너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르 피가로는 윤 대통령의 기고문을 온라인에도 동시 게재했다. 윤 대통령의 기고문은 이날 오전 7시 기준 ‘르 피가로 구독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기사’ 중 하나로 분류됐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