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비상구 열겠다” 난동… 하늘 위 제주항공 승객들 공포

또 “비상구 열겠다” 난동… 하늘 위 제주항공 승객들 공포

제주항공 세부발 인천행서 난동
승무원·승객들 대처로 제압

기사승인 2023-06-20 06:05:49
제주항공

비행 중인 항공기에서 승객이 비상문을 열겠다며 난동을 부린 사건이 또 발생했다. 주변 승무원과 승객들의 빠른 대처로 제압돼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1시49분(현지시간) 필리핀 세부에서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제주항공 7C2406편에 탑승한 승객 A씨가 기내에서 출입문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제지당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183명이 타고 있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비상구 좌석에 앉아있던 A씨는 이륙 후 1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였다. 승무원들은 A씨를 살펴보기 위해 출입문과는 떨어진 앞쪽 자리로 옮겨 지켜봤다. 하지만 A씨는 좌석에서 일어나 항공기 오른쪽 출입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려고 시도했다. 다행히 문이 열리진 않았다. 해당 항공기는 보잉 737기종으로, 이륙 후 내부에서 임의로 출입문을 열 수 없도록 설계됐다.

착륙 3시간 전 A씨는 결국 승무원과 다른 승객들에 의해 제압돼 결박된 채로 1C 좌석에 구금됐다. 제주항공은 착륙 후 A씨를 공항경찰대에 즉시 인계했다.

문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A씨와 한 공간에 있던 승객들은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한 한 승객이 운항 중인 항공기의 비상문을 개방한 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승객들의 불안감이 더 컸다.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시 항공기를 이용한 승객들의 목격담이 올라왔다. 앞쪽 좌석에 앉았다는 한 승객(ID 든***)은 “졸다 깼는데 승무원들과 한 청년이 서 있었다”면서 이후 “하지 마세요”라는 다급한 소리와 함께 승무원과 일부 승객들이 A씨를 제압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A씨가) 알 수 없는 말을 계속 중얼거렸다”고 덧붙였다.

A씨의 개문 시도에 충격받은 다른 승객이 쓰러지기도 했다. 이 승객은 “1시간 정도 지나 잠들려는데 이번엔 갑자기 중간열에서 ‘살려주세요’(말이 나온) 긴급 상황이 발생했다. 젊은 청년이 발작을 일으켰고 10초도 안 돼 의료진 승객이 진료를 봤다. ‘너무 놀라서 쇼크가 온 것 같다’는 이야기가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ID 불***)도 이 글에 댓글을 달고 “출발하고 얼마 안 지나서 뒤쪽 여성분도 쓰러졌다”며 “(A씨가) 문 열려고 하고, 두 분 쓰러지고. 한숨도 못 자고 (한국에) 왔다”며 이날 혼란스러웠던 기내 상황을 전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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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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