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로 주택 매물 쏟아져…매매가 하락은 제한적

역전세로 주택 매물 쏟아져…매매가 하락은 제한적

기사승인 2023-06-21 10:45:36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사진=임형택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역전세에 따라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와 매매 시세가 떨어질 가능석은 작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강경태·장남현 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올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도래하는 기존의 모든 전세 계약은 역전세”라며 “기존 임차인과 계약갱신 또는 기존 계약을 마무리하고 신규 임차인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임대인이 반환해야 할 전세 보증금 규모는 향후 1년간 55조9천억원”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전세 시장 규모를 1천217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1년간 전세 보증금 반환 규모는 전체의 4.6%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들은 “역전세가 시장에 가져오는 폐해는 주택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한다는 것”이라며 “역전세를 맞닥뜨린 임대인은 보증금 반환 목적으로 보유 주택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거래 가격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임대인이 보유 주택을 내놓으면서 주택 가격을 끌어내릴 위험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2020년 7월 말 시행된 임대차 3법상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의 결과 한가지 물건에 두 개의 가격이 만들어지는 일물이가(一物二價)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원은 “전월세 상한제로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거래와 시세를 반영한 거래가 혼재되는 믹스가 생겼다”며 “향후 1년간 도래하는 모든 전세 만기 중 다수는 역전세를 피해 간다”고 부연했다. 

연구원들은 “2021년 하반기에서 작년 1분기까지 급등한 시세를 반영하지 못한 채 계약한 전세 임대차 계약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전셋값 상승 시기에 함께 증가한 ‘보증부 월세 거래’도 주택 가격 하락 가능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혔다.

보증부 월세 거래는 시세대로 전세 보증금을 올려 받는 대신 지역별로 적용되는 전월세전환율만큼 일부 월세를 받는 방법이다.

연구원들은 “지난해 연간 전월세 거래량에서 보증부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를 넘어선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시에 받은 보증금 증가분이 없었다면 시세가 하락할 때 임대인이 월세를 포기하거나 낮추는 방법으로 계약할 수 있다”며 “역전세로 인한 보증금 반환 부담은 작아진다”고 밝혔다.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mj@kukinews.com
유민지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