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에 불신을 표하며, 포기서에도 서약할 것을 촉구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 혁신위가 모처럼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제안을 당 지도부에 했다. 민주당 모든 의원이 불체포특권 포기에 서약하고 향후 있을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론 가결 채택을 당에 요구했다는 것”이라며 “다만 문제는 말로만 펼칠 것 같다고 하는 우려가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말로만 특권 포기한다면, 그건 사돈남말 정당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는 것일 뿐”이라며 “민주당 혁신위가 첫 과제로 제시한 불체포특권 포기조차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그런 혁신위는 존재 가치 자체가 없다. 이재명 대표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으니, 이제 실천만 남았다”고 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불체포특권 포기서에 공동 서명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윤관석·이성만 의원도 불체포특권 포기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은 물론이고, 무늬만 탈당한 김남국, 윤관석, 이성만 의원 등도 불체포특권 포기에 반드시 서약해야 한다”며 “국민이 민주당의 실천 여부를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를 향해 만나자는 제안도 건넸다. 김 대표는 “이 대표가 본회의장에서 특권 포기를 천명한 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는데도, 저의 거듭된 특권 포기 서명 제안을 끝내 회피하신다면, 또 거짓말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 책상 하나 두고 만나면 되는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그것이 힘드시다면 제가 민주당 대표실로 찾아가겠다. 이 대표의 전향적인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놓고 전방위 공세에 나선 민주당을 향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경북 성주에 있는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 전자파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을 소환하면서다.
김 대표는 이날 경북 성주에서 참외 농가에 갈 예정이라고 언급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환경 영향평가 결과를 1년만에 냈는데 문재인 정부는 왜 5년이나 묵혀놓고 뭉갠 것인지 밝혀내려 한다”며 “어떤 권력자가 자신의 힘으로 발표를 막았다면 권력으로 국민을 속인 역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눈치를 보며 ‘사드 3불(不)’이니 운운하며 군사주권을 포기한 자들이 자기들 권력유지 위해선 무슨 짓인들 못했겠나”라며 “오랜기간 환경영향평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철저한 감사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사드 3불 정책’이란 △미국의 엠디(MD·미사일방어) 체계 불허 △사드의 추가배치 금지 △한·미·일 3국의 군사동맹 불가와 더불어 이미 배치된 사드 포대 운용을 제한하는 중국의 일방적 요구를 의미한다. 지난 2017년 10월 문재인 정부는 당시 중국과의 갈등 심화 국면을 완화하고자 ‘사드를 추가 배치하지 않고 한국이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및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드 3불 기조를 발표한 바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대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로부터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을 수주한 것에 대해 “우리 기업 관계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규모 공사 수주가 한국 기업과 ‘1호 영업사원’ 윤석열 대통령의 힘이 없었다면 어려운 결과였다고 짚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로부터 40조원대 투자 약속을 받은 것이 공사 수주에 큰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윤 원내대표는 “우리나라의 상반기 외국인 투자 신고금액은 165억4000만 달러인데 19%가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에서 나왔다. 베트남 국빈 방문에서도 역대 최대 규모인 111건의 MOU를 체결해 동남아 경제 협력 확대와 자원 확보라는 오랜 숙원을 풀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당을 향해 “국내에서는 정치적으로 다툴 수 있지만 국익 위해선 원팀 코리아의 일원으로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며 “외국에서 보기엔 다 같은 대한민국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