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 침체 우려…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폭 ‘사상 최대’

美 경기 침체 우려…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 폭 ‘사상 최대’

기사승인 2023-07-04 09:38:54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국채시장에서 1981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2년물과 10년물의 수익률(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장단기 금리차 역전은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는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년물과 10년물 국채금리 격차는 한때 1.09.50%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8일 42년만에 최대 역전 폭인 1.07%p(포인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보통 만기가 짧은 국채가 만기가 긴 국채보다 금리가 낮다. 10년 만기 채권의 금리가 2년 만기 채권 보다 금리가 낮아졌다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을 벗어나 시장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다.

로이터는 이를 두고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주기가 연장되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금융시장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폭은 5월 0.5%p까지 좁혀졌지만 이후 다시 벌어지는 추세다. 역전 폭 확대는 마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이다. 

미국은 6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미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올 연말 최종금리 예상치를 5.6%(5.5~5.75%)로 제시한 새 점도표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제시한 5.4% 수준에서 한 층 올라간 금리 수준으로, 예상치까지 두 차례 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파월 의장의 기준금리 동결 이후 발언들은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굳건하게 만들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21일 “경제가 예상대로 간다면 그렇게(기준금리 두 번 인상) 보는 게 꽤 정확한 추측”이라고 발언했다. 

다음날에는 “경제가 우리 예상대로 굴러간다면 올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며 아마도 두 번(perhaps twice)이 될 것”이라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다수는 (최종금리) 근처에 왔지만 금리인상을 약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사상 최대 수준까지 벌어지면서 경기침체에 다다랐다고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 국채 금리를 앞지르게 되면 6~18개월 뒤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주리엔 팀머 피델리티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수익률 곡선이 이 정도로 장기간 역전되면 경기침체는 항상 발생한다”고 말했다. 뉴욕 연방은행도 지난달 기준으로 12개월 이내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70.8%라고 추정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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