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금융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증권사의 PF 신용공여 규모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도 부동산 PF는 올해 최대의 위험 요소로 꼽히기 때문이다. 불안한 시선 속에 삼성증권의 경우 2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다만 세간의 우려와 달리 양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신용공여 잔액은 20조7546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공여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는 2조6000억원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다. 다음 순위로는 삼성증권이 2조5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메리츠증권(2조3000억원)과 KB증권(2조원)이 2조원대 규모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1조5000억원), NH투자증권(1조1000억원) 등도 1조원을 웃돌았다.

특히 다수 증권사들의 PF 신용공여 전체가 매입 확약 물량으로 알려졌다. 통상 증권사의 부동산 PF 신용공여는 큰 틀에서 매입 보장과 매입 확약으로 구분된다. 매입 확약의 경우 증권사가 받는 수수료가 많은 만큼, 위험성도 크다.

아울러 매입 확약은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투자자 이탈 등으로 유동화증권 차환 금액이 부족할 시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금을 매입해야 한다.

이같은 상황 속에 금융투자업계는 증권사들의 지난 2분기 실적이 부진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증권도 이를 피해가진 못했다. 다만 세간의 우려보다는 양호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증권의 2분기 지배순이익이 1479억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2% 밑돈다는 전망을 내놨다. 차액결제거래(CFD) 관련 손실 반영이 불가피하지만, 브로커리지와 경상적인 운용손익이 예상보다 양호한 덕분이다. 

전 분기 대비로는 운용손익 관련 기저효과로 순이익이 41% 감소하는 셈이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순수탁수수료는 133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같은 기간 일평균 거래대금이 21조2000억원으로 20%가량 늘어난 영향이다.

결론적으로 CFD 손실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의 금융상품판매수익은 79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 늘어날 전망이다. 같은 기준 2분기 ELS 발행액과 상환액이 각각 150%, 14% 늘면서 파생결합증권 판매수익이 양호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인수 및 자문수수료의 경우 538억원으로 19% 증가가 예상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호했던 브로커리지와 운용 여건에도 불구하고 CFD 관련 노이즈로 주가가 눌린 상황”이라며 “지역과 물건 특성을 감안할 때 2조5000억원 규모의 PF 익스포저에 대한 관리가 가능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