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참사 부실대응 논란에 해명 나선 경찰… 블랙박스 공개

오송 참사 부실대응 논란에 해명 나선 경찰… 블랙박스 공개

대검, 경찰 부실 대응 수사 착수

기사승인 2023-07-24 06:00:09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   사진=곽경근 대기자, 임형택 기자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부실 대응 의혹을 받는 경찰이 당시 블랙박스 영상들을 공개하며 항변에 나섰다.

충북경찰청은 23일 오후 브리핑을 열고 사고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7시4분부터 9시1분까지 2시간가량 관할서인 오송파출소의 112순찰차 블랙박스와 참사 전후 조처 사항 등을 공개했다. 충북경찰에 대한 국무조정실의 수사 의뢰 이후 사고 당일 경찰이 출동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반박에 나선 것이다.

충북청이 제공한 블랙박스 영상과 자료에 따르면 오전 7시4분 ‘미호천교가 넘치려 한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오송파출소 직원들은 2시간여 내내 당일 관내 침수 신고에 대처하는 모습이 나온다.

문제는 오전 7시58분이었다. 흥덕경찰서 112상황실은 ‘궁평지하차도가 넘칠 것 같아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미호천교와 가까운 궁평2지하차도를 특정해 출동 지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 일대에서 순찰 활동을 벌이던 순찰자는 오전 8시8분쯤 궁평1지하차도 입구에 도착해 현장을 통제했다. 흥덕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접수 10여분 만에 해당 신고를 ‘도착 종결’ 처리했다. 

오전 8시37분 ‘궁평2지하차도에 물이 찼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순찰차는 오전 9시1분에야 침수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상황실이 신고를 종결 처리한 이유, 파출소 직원들이 궁평2지하차도로 출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대검에 수사 의뢰된 내용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민관기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해당 의혹에 대해 “당시 순찰차 태블릿PC가 작동되지 않아 오송 2지하차도로 가라는 지령이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순찰차 근무자였던 경찰관 2명은 국조실 조사에서 “112상황실에서 지령을 받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이 사고 장소에 적시에 도착하지 못한 점은 사실이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을 완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깊이 사과한다”며 “사고 당일 현장에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거나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오해를 해소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21일 112신고 처리 과정에서 중대한 과오가 발견됐고 총리실에 허위 보고까지 이뤄졌다며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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