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채권 2조 ‘태웠다’…시중은행 건전성 관리 ‘비상’

부실채권 2조 ‘태웠다’…시중은행 건전성 관리 ‘비상’

지난 상반기 상·매각 규모 전년 동기 대비 2.2배 달해

기사승인 2023-07-24 11:03:16
쿠키뉴스DB.

올해 들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들이 나빠지자 시중은행들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실 채권을 대거 상각 또는 매각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이 턴 부실채권 규모만 2조원이 넘는데 이는 지난해 전체 부실채권 상·매각 규모와 맞먹는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해 상반기까지 2조2130억원어치 부실 채권을 상각 또는 매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여신은 건전성 정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나뉜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연체한 대출 채권을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하고 별도 관리하는데, 3개월이 이상 지난 여신 중 회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하면 떼인 자산으로 간주하고 장부에서 지우거나(상각),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헐값에 파는(매각)식으로 처리한다.

상각 대상에는 주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채권이 많고, 매각은 주로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지난 상반기 상·매각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9907억원의 2.23배에 이른다. 심지어 지난해 전체 상·매각 규모인 2조2713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 2분기에는 1조3560억원어치 부실채권을 대거 상·매각했다. 지난 1분기 8570억원보다도 58%나 많으며, 전년동기(5709억원)의 대비 2.38배에 달한다. 그만큼 올해 들어 건전성 지표가 지난해보다 나빠졌음을 보여준다.

은행이 부실 채권을 상각하거나 매각하면, 해당 채권은 일단 대차대조표상 보유자산에서 제외된다. 자산은 감소하지만 부실 채권 규모가 감소하면서 연체율이나 부실 채권 비율 등은 낮아진다.

실제로 이같은 시중은행들의 노력은 자산안전성을 소폭 상승시켰다. 5대 시중은행의 6월 말 기준 단순 평균 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대비 0.04%p 낮다. 부실 채권 비율도 한 달 사이 평균 0.30%에서 0.25%로 0.05%p 하락했다. 다만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은 0.09%에서 변화가 없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채권 상매각은 매 분기 말마다 진행되는데, 6월과 12월의 경우 분기 실적으로 발표되는 만큼 채권 상매각 규모가 1분기, 3분기보다 좀 크게 진행되는 경향성이 있다”며 “다만 실질적 연체율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보니 이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도 더 많이 쌓으면서 리스크 대비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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