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무덤’ 보험사업, 이번에는 다를까

‘핀테크 무덤’ 보험사업, 이번에는 다를까

금융위, 보험상품 비교 추천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총 11곳 핀테크 참가…핀테크 업계 ‘긍정적 반응’

기사승인 2023-07-25 06:00:02
온라인 보험비교서비스 '보험다모아'.   보험다모아 홈페이지 캡쳐.

금융당국이 보험비교 추천서비스 진출을 허가하면서, 지지부진했던 핀테크 보험사업에 판도가 바뀔 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보험비교 서비스가 상품군도 제한적이고 기존 서비스와 유사하다 보니 혁신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정례회의를 통해 핀테크 업체 11곳을 보험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를 운영할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보험 비교 추천 플랫폼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다. 혁신금융서비스로서 내년 초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본래 보험상품 비교 추천을 하려면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하다. 이번에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11곳은 규제 특례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지정 업체는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SK플래닛 △엔에이치엔페이코 △카카오페이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등이다.

여기에 핀테크 11곳은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고 보험계약 체결이 가능한 보험회사와 연결’하는 범위에서 플랫폼을 운영한다.

플랫폼에는 온라인(CM)채널 상품 중 여행자·화재보험 등의 단기보험,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연금보험을 제외한 저축성보험, 펫보험, 신용보험을 탑재할 수 있다. 

서비스 출시 전 알고리즘 외부 검증, 비교·추천 결과 외부 제공 금지 등 맞춤 규제도 마련됐다.

플랫폼이 수취하는 수수료는 대면 모집수수료 33%를 넘을 수 없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보험료 대비 수수료 한도가 4%대로 설정됐다. 서비스는 보험사와 플랫폼 간 전산개발, 제휴 등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다.

핀테크 업계에선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금소법 위반 소지를 해소하라는 금융당국 지시에 따라 핀테크 업계는 지난 2021년 9월 이후 자체 금융상품 추천·비교 서비스에서 보험상품을 모두 내렸다. 이후 네이버파이낸셜이 보험비교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했지만 업계 반발과 업권과 당국간 의견이 겹치면서 끝내 무산됐다.

또한 그 사이 보험업계에 진출한 교보라이프플래닛, 캐롯, 카카오손보와 같은 ‘디지털 보험사’는 라이센스를 획득한 뒤 직접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인터넷은행 등장과 같은 ‘열풍’은 이끌지 못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플랫폼을 활용한 상품군 비교 서비스”라며 “최근 출시된 대출비교 서비스 인기가 이를 어느정도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험상품이라는 특성 상 비대면 플랫폼 가입 수요는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에 몰릴 것”이며 “업권간 경쟁으로 보험료도 낮아진다면 금융소비자들에게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려도 만만치 않다.

먼저 ‘성공사례’로 꾸준히 거론되는 대환대출 플랫폼의 ‘네·카·토’ 쏠림 현상이 이번에도 일어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을 자사 플랫폼에 입점시켰던 네·카·토와 달리 규모가 작은 핀테크 업체들은 신규 금융사들을 입점시키는 것 자체에도 애를 먹은 바 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혁신’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생·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보험다모아’가 각종 보험상품들을 보기 쉽게 요약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핀테크 업체들이 출시하는 신규 서비스와 어떤 차별점을 가질 수 있겠냐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서비스가 실제 출시돼야 알겠지만, 현 시점에서는 기존 서비스와 차별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고객 편의성이라는 부분에서 어떻게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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