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유엔 참전국의 도움으로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은 27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 ‘유엔군 참전의 날·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윤 대통령은 “오늘의 대한민국은 유엔군의 희생과 헌신, 피 묻은 군복 위에 서 있다”며 “유엔군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으로 공산 전체주의 세력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과 번영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22개국 195만 명의 유엔군이 참전해 미군 3만7000여 명 등 4만1000명이 전사하고 11만 명이 다치거나 포로가 됐던 점도 상기했다. 윤 대통령은 이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73년 전 자유세계의 수많은 젊은이가 ‘하나의 유엔 깃발 아래’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참전 용사들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또 “대한민국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목숨을 걸고 달려와 준 우방국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부산은 백만 명이 넘는 피란민의 도시에서 세계 2위의 환적항이자 글로벌 물류 허브로 발돋움했다. 유엔 참전국의 도움으로 전쟁의 잿더미에서 세계적인 해양도시로 거듭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세계박람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2030부산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공동의 과제를 공유하고 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하는 솔루션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유엔군 참전용사와 유족 2명에 대한 정부포상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호주군 참전용사로서 멜번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을 주도한 고 토마스 콘론 파킨슨 일병에게 국민훈장 석류장을, 미국 한국전참전기념비 건립에 기여한 로널드 리드 참전용사에게 국민포장을 직접 수여했다.
부산을 다시 찾은 참전용사들도 눈부시게 발전한 부산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제28왕립공병연대 소속 육군 소위였던 카터는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954년 10월 한국을 떠난 뒤 처음 방문했다”며 “(폐허였던 이곳이) 이렇게 발전한 게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발전한 것은 다른 나라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1951년 8월 18살 나이로 미국 해병대1사단 소속 병장으로 참전했던 도널드 레이드(91)도 “당시 한국 땅이 황폐해져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였는데, (전후) 70년간 이렇게 변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 27일 부산항에서 현장간담회를 열고 “70년 전 여러분 같은 참전용사들이 모두 거쳐 갔던 이곳 부산항은 이후 대한민국의 수출 전진기지로 역할을 했다. 이제는 2030년 세계박람회 유력 후보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70년 전 참전용사들이 첫발을 디딘 곳이 부산항이 엑스포 개최 후보지가 된 것은 참전용사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고국에 돌아가셔도 엑스포 개최지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참전용사들은 입을 모아 “자랑스럽다”, “2030년까지 살아 있어야 겠다”하며 2030부산엑스포 개최 유치에 대한 열망에 힘을 실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