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왜 이러나, 횡령에 계좌 무단 개설까지…추락하는 신뢰

은행 왜 이러나, 횡령에 계좌 무단 개설까지…추락하는 신뢰

수백억 횡령에 고객정보 이용 주식투자,
고객 주식계좌 무단 개설 등 금융사고 잇달아
금감원, 금융회사 내부통제 강화 강조

기사승인 2023-08-10 10:28:55
쿠키뉴스DB

은행 직원들의 모럴해저드로 횡령과 미공개내부정보 거래, 무단 계좌 개설까지 금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당국은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의 일탈을 차단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은행들의 내부통제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동의없이 예금 연계 증권계좌를 임의로 추가 개설한 혐의를 인지하고 9일부터 긴급 검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구은행 일부 지점 직원 수십명은 평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1000여건이 넘는 고객 문서를 위조해 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해당 직원들은 내점한 고객을 상대로 증권사 연계 계좌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한 뒤 해당 계좌 신청서를 복사해 고객의 동의 없이 같은 증권사의 계좌를 하나 더 개설했다. 대구은행 직원들은 고객 동의없이 계좌를 개설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여기에 금감원은 전날 KB국민은행 증권대행부서 소속 직원들이 연루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행위를 적발하고 검찰에 통보했다. 금감원의 조사결과  KB국민은행 증권대행업부서 직원들은 2021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61개 상장사의 무상증자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 알게된 무상증자 규모 및 일정 등에 관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했다. 

본인 및 가족 명의로 정보공개 전 대상종목 주식을 매수하고 무상증자 공시로 주가가 상승하면 대상주식을 매도하는 수법으로 총 66억원 규모의 부당 이득을 취했다. 미공개 정보를 은행 내 타 부서 동료직원, 가족, 친지, 지인에게 전달해 취한 이득도 약 61억원 규모에 달한다. 

이달 초 경남은행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담당하는 직원이 562억원을 횡령한 혐의도 드러났다. 해당 직원은 2007년 12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부동산PF 업무를 담당하면서 상환된 대출원리금을 제3자 계좌로 빼돌리는 수법 등으로 총 총 562억원을 횡령·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계속되는 금융사고에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실효성 있는 실행을 강조했다.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지난해 우리은행 600억원대 횡령사고 이후 은행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11월 나온 대책이다. 장기근무자 인사관리 개선, 명령휴가ㆍ직무분리 제도 개선 등 총 4개부문 29개 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일 이와 관련해 “최근 임직원 횡령 등 금융회사 직원의 일탈행위로 인한 금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사고 예방을 위해 은행권과 함께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이 잘 정착되어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지속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 및 금융회사 내부통제 실태를 철저히 분석ㆍ점검하여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보완·지도해야 한다”며 “금융회사의 자체점검 내역 중 ’중요 사항‘에 대해서는 금감원 차원에서도 검증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금융사고와 관련해 내부통제에 실패한 책임을 엄중하게 조치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통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관련 임직원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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