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7대3’ 정해 女지원자 떨어트린 신한카드, 1심 벌금 500만원

‘남녀 7대3’ 정해 女지원자 떨어트린 신한카드, 1심 벌금 500만원

기사승인 2023-08-10 11:20:16
신입사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합격자들의 남녀성비를 미리 정해둔 신한카드 법인과 인사담당자가 1심에서 벌금형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유동균 판사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신한카드 법인(대표이사 문동권)과 이 모 부사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부사장은 신한카드 인사팀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17년 9월 진행된 신한카드 신입 공개채용 당시 4개 직무에서 미리 정해둔 남녀 성비 ‘7대 3′에 맞춰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선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부사장 등은 지원자를 직무별‧성별로 서열화한 후 성별에 따라 합격선을 다르게 정해, 여성 지원자 92명을 부당하게 탈락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그해 신한카드 신입 공채 최종 합격자는 남성 33명(82.5%), 여성 7명(17.5%)로 불균등하게 선발됐다.

신한카드와 이 부사장 측은 서류전형에서 성비 불균형으로 인해 남녀를 달리 대우했고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남녀고용평등법에서금지된 차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2018년 채용에서 성별을 이유로 한 불리한 남녀 차별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전산시스템 개발 등 업무가 남성에 적합하다는 주장은 고정관념에 근거한 것으로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사정은 이 사건에서 남성 지원자를 우대할 합리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원급 이하 직원 중 남성이 현저히 적다는 이유만으로 여성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했다”고 유죄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6월 2차 공판에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신한카드 법인과 이 부사장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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