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K-컬처] 맥빠지는 개막식 주제공연

[천안 K-컬처] 맥빠지는 개막식 주제공연

고전·현대 뒤섞기 … 주제 전달은 역부족ㅣ
대형크레인 여인 매달아 시선끌기는 성공
야간 이점 사라진 12, 13일 낮 공연 촉각

기사승인 2023-08-12 10:31:52
축제는 주제가 명확해야 한다. 천안 K-컬처박람회(11~15일)는 “K-소울이 있는 신한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의욕치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주제공연이 11일 개막식에서 첫선을 보였다. 연출자는 “K-DNA가 있는 장르를 총망라해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천안만의 공연물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이날 본 주제공연은 부채춤, 브레이크댄스, 비보이춤, 사자탈춤, 상모돌리기와 소고(小鼓)춤 등 여러 장르가 섞여 있었다. 하지만 고전, 현대가 어지럽게 섞여 있다는 생각만 들 뿐, 축제 주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마지막에 출연자들이 천안 K-컬처가 새겨진 대형 깃발 여러 개를 휘둘러 행사 정체를 명확히 했을 뿐이다.

11일 천안 K-컬처박람회 개막식서 첫선을 보인 박람회 ‘주제공연’. 무용수들이 상모를 돌리며 박람회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주제공연은 특히 전통 부채가 많이 등장했다. 남자 무용수들까지 부채를 들여 춤추게 하는 부분에선 “저것이 신한류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했다. 주제공연에서 K-DNA를 찾는 건 관객의 몫이었다. 공연시간도 짧은 편이었다. 오후 7시40분쯤 시작돼 당초 예고된 30분이 아니라, 15분이 안 돼 끝났다.

다만 대형크레인에 ‘꽃속의 여인’을 매달아 야간조명을 비춘 환상적 장면으로 관객 시선 잡는 데는 성공했다. 근데 이 여인이 K-컬처 주제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11일 천안 K-컬처박람회 개막식 주제공연 때 ‘꽃 속의 여인’(가운데 위)이 하늘서 내려와 관객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백제문화제 개막식에선 치밀한 스토리텔링 속에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조한필 기자

지난해 10월 1일 백제문화제 부여 개막식 때 ‘계산공주(公主)’쇼케이스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그 때는 공주와 관련된 화려한 드론쇼 배경으로 공주가 하늘서 내려와 관객들 탄성을 자아냈다. 치밀한 스토리텔링으로 연출된 장면이었다.

어쨌든 K-컬처 개막식 관객들은 바로 이어진 가수 폴킴 출연으로 환호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천안 K-컬처 주제공연은 12, 13일 오후 5시30분 두 차례 더 진행된다. 개막식과 달리 일몰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연된다. 어둠이 주는 야간공연 이점이 없어 어찌 관객 호응을 얻을지 염려된다.

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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