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의무 위반 보험금 부지급, 2만건 육박…“질문표 개선 필요”

고지의무 위반 보험금 부지급, 2만건 육박…“질문표 개선 필요”

기사승인 2023-08-14 10:08:31
보험연구원
보험 가입 때 작성하는 고지의무사항 질문표가 강한 응답 편향과 낮은 응답 신뢰도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이 보험가입자 불완전성을 고려해 고지의무사항 질문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13일 보험연구원 송윤아 연구위원, 김혜란 연구원은 보고서 ‘고지의무사항 질문표 개선 필요성과 방안’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금 부지급 건수는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 4521건(38%), 장기손해보험 1만3579건(9.9%)으로 총 1만8100건에 달한다.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보험계약 체결 시 인수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을 보험회사에 사실대로 고지할 의무를 지고, 위반 시 보험회사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고지의무사항은 청약서에 질문형식으로 열거하는데 표준 질문표는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서 정하고 있다. 이 질문표는 대표적인 자기보고식 설문조사로 병력·음주·흡연 등 응답자에게 불리한 행동 또는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 여부를 물어 응답 신뢰도가 낮다.
보험연구원

고지의무를 둘러싼 분쟁이나 보험금 부지급은 계약자가 고지의무사항 질문표에 없는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않았거나, 질문표에 사실대로 기재하지 않는 경우 발생한다.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금 부지급 또는 분쟁이 적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20년 동안 성실고지를 유도하기 위한 표준 질문표 수정, 보완의 노력은 거의 없었다.

2000년에 위험지역으로의 여행, 거주환경, 소득, 키·몸무게, 음주, 흡연, 부업·겸업, 타 회사의 보험가입 여부를 추가하고 2020년에는 개인형 이동장치 사용 여부를 추가했다. 하지만 이는 보험사의 보다 정확한 위험평가·인수심사를 위한 것으로 성실고지를 유도하기 위한 설문기법상의 보완은 아니라는 평가다.

송 연구원은 “청약자가 인수심사 규칙을 알아채거나 의식하지 않도록, 그리고 사회적 비바람직성에 대한 부담과 인지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질문표를 구성함으로써 정직한 고지를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현행 표준 질문표는 높은 수준의 인지력, 합리성, 성실성, 정직성 등을 요구하고 위반 시 계약해지 또는 보험금 부지급 등의 페널티를 부과하나, 감독당국은 불완전한 개인을 상정하고 질문표를 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도, 향후 고지의무의 수동화가 입법화될 경우 보험회사의 인수심사는 온전히 질문표 응답에 의존해야 하는바,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질문표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탐색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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