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속 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는 오른다

5연속 기준금리 동결에도 ‘대출금리’는 오른다

이창용 총재 동결 “기준금리 인하의 신호 아냐” 재차 강조
시중은행 대출금리 상승세…주담대 상단 6% 돌파
韓 국채금리 상승하며 조달금리도 상승… “자금 보수적 운용 해야”

기사승인 2023-08-25 06:27:0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동결까지 포함하면 5연속 동결이다. 금융소비자들은 이번 동결에 따라 점차 시장금리가 내려갈 것이란 기대감을 품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 대출 금리가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4일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도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면서 총 5연속 동결을 진행하게 됐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주된 배경에 대해 불안한 경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보면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8월 이후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및 경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창용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을 진행했지만, 이는 기준금리 인하의 신호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오히려 이 총재는 동결 결정으로 금융소비자들이 감당 범위를 넘는 대출을 받아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안정될 것이고 앞으로도 더 떨어질것이라는 예측이 많아지고, 그로 인해 집값이 바닥을 쳤으니 대출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깔린 것 같다”며 “제가 걱정스러워 하는 것은 다시 낮은 금리로 간다는 것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을 돈을 빌려서 샀을 경우에 생기는 금융비용(금리)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연) 1∼2%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해서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총재가 경고한 것처럼 8월 기준 은행권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0~6.318%, 변동형 금리는 연 4.05~6.949%로 집계됐다.

불과 한 달 전 5%대에 머물던 금리 상단이 1개월 사이 6%대를 돌파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95~5.81%였다. 이같은 추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실 기준금리가 동결 추이를 이어가는 것과는 별개로 최근 장기물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주담대 고정금리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는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미국 경제가 호조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7년(4.35%)까지 상승한 바 있다.

문제는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비교적 안정성이 낮은 한국 채권도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형) 금리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4.41%까지 오르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자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르며 대출금리가 올라간 것이다.

결국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은 당분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질적인 대출금리가 떨어지려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이창용 총재는 올해 내 기준금리 인하가 없다고 못박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긴축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를 바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며 “따라서 당분간은 자금계획을 보수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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