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디스커버리 사태’ 재검사…기은·투증 ‘긴장’

금감원 ‘디스커버리 사태’ 재검사…기은·투증 ‘긴장’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재검사 결과 발표…돌려막기·횡령 정황
기업은행 재검사 예고…불완전판매 추가 발견시 투자금 100% 반환도

기사승인 2023-08-29 06:00:43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들이 IBK기업은행 앞에서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쿠키뉴스DB

금융감독원에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 펀드 재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치권이 논란에 휩쌓였다. 이 가운데 금감원은 디스커버리 펀드 사태를 재차 검사할 계획을 밝히면서 검사 대상이 된 금융권도 덩달아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4일 이복현 원장 지시로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라임사태와 관련해 다선 국회의원 등 일부 유력인사가 환매 중단 직전 투자금을 돌려받았다고 공개했다.

금감원은 올해 1월말 주요 투자자 피해 운용사 검사 테스크포스(TF)를 설치해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자산운용 등 3개 운용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기존에 밝혀지지 않은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 펀드 자금 횡령, 임직원 사익 추구 등 새로운 위법 행위가 적발됐다는 게 금감원 측 설명이다.

운용사별 주요 검사 결과를 살펴보면, 라임 사태와 관련해서는 특정 펀드 수익자를 위한 펀드 돌려막기와 2000억원대 횡령 혐의가 적발됐으며, 옵티머스자산운용과 관련해서도 투자 관련 금품 수수나 횡령 등이 드러났다. 디스커버리 펀드에서는 연계거래 방식의 펀드 돌려막기와 직무 관련 정보 이용 행위 등이 적발됐다.

이같은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정치권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여기에 금감원은 확인한 추가 비리와 관련해 금융사들에 대한 검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가장 먼저 타깃이 된 곳은 디스커버리 펀드를 판매했던 기업은행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디스커버리 펀드 운용과 관련한 위법 행위가 새롭게 발견된 만큼 신속하고 효율적인 재검사를 준비 중”이라며 “최대 판매사인 기업은행은 검사가 불가피하고, 다른 판매 은행이나 증권사의 경우 검사 필요성을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추가적인 재검사 과정에서 기업은행의 판매 과정서 위법이 발견될 경우 투자자 배상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2021년 5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기업은행에 디스커버리 펀드 피해자에게 손실액의 40~80%를 배상하도록 보상 기준을 마련했다. 

만약 이번 추가 검사에서 기업은행의 불완전 판매가 추가로 발견될 경우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에 따라 투자금 100%까지 환불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금감원은 2020년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중단 분쟁조정에서 처음으로 이를 적용해 투자금 100% 반환을 결정한 바 있다.

기업은행 뿐 아니라 디스커버리 펀드와 연관된 금융사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 △대신 △NH투자 △신영 △하이투자 등에 대한 제재는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라임·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증권사 최고 CEO에 대한 최종 제재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제재 조치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위 제재심의위원회는 박정림 KB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에 대해 관련 내용을 심의 중인 가운데 조만간 최종 징계 수위를 확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CEO 제재 절차가 이번 펀드 재검사 결과 발표와는 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CEO 제재를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최종 수위 감경에 대한 예상이 많았다”며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CEO들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을 유지하고 있고, 엄벌과 재검사를 예고하면서 분위기가 180도 뒤집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