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되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 갈등…“정부가 나서줘야”

확산되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 갈등…“정부가 나서줘야”

기사승인 2023-08-29 06:00:27
픽사베이

송출 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 업계와 유료 방송 사업자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홈쇼핑사들의 방송 송출 중단이 잇따르면서 ‘블랙아웃’ 위기가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CJ온스타일은 LG헬로비전에 송출 수수료를 이유로 재계약 협상을 중단한다고 28일 통보했다. 이르면 10월 초부터 서울(양천구·은평구)과 경기(부천·김포·의정부·양주·동두천·포천·연천), 강원, 충남, 경북 등 23개 지역에서 LG헬로비전 가입자는 CJ온스타일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해당 지역 LG헬로비전 가입자는 약 368만 가구로 알려졌다. 다만 SK브로드밴드, KT 등 IPTV로 유료방송을 보는 경우 두 채널을 기존처럼 시청할 수 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명시돼 있는 기본 협의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계약 종료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호황일 때는 매년 취급고 성장 대비 송출료를 2~3배 인상해 지불해왔으나 현재는 수익성 악화로 현실적인 송출료 협상이 고려 대상이 아닌 필수인 상황”이라며 “매출 악화에도 몇 년간의 피해를 감수해왔는데 LG헬로비전은 케이블 사업자의 지위를 이용해 이를 반영하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G헬로비전 측은 “아직 협의 중에 있다”며 “원만한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출 수수료는 홈쇼핑 업체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불하는 채널 사용료를 말한다. 홈쇼핑사들은 케이블TV 가입자 수가 둔화되면서 홈쇼핑 실적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송출 수수료는 매년 늘고 있어 현실적인 송출료 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 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송출 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8년(1조4304억원)과 비교해 33.3% 증가했다. 송출 수수료는 연평균 8%씩 증가해 지난해에는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이 65.7%에 달하기도 했다.

반면 케이블TV 매출은 매년 하락세다. 2019년까지만 해도 약 2조원대 매출을 유지했으나 이듬해 1조원대로 낮아졌다. 영업이익은 2018년 3105억원에서 지난해 1309억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앞서 롯데홈쇼핑과 현대홈쇼핑도 송출수수료 협상 중단을 유료사업자에 통보했다. 롯데홈쇼핑은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TV에 방송 송출 계약 종료로 10월부터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고 지난 21일 홈페이지에 고지한 바 있다. 현대홈쇼핑도 최근 LG헬로비전에 채널 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송출 중단을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송출 중단 시기는 다음달 29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송출 수수료 갈등이 장기화되는 만큼 송출 중단 사태가 앞으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만큼 정부의 문제 해결 의지를 위한 중재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송출 수수료 문제는 허가 승인 사업이다. 전체 유료방송에 끼치는 영향이 클 수 밖에 없다”며 “먼저 정부가 나서서 조속하고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이나 메시지를 보여줘야 사업자 간 갈등이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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