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클로바X와 챗GPT에 각각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첫 질문은 여행계획이다. 90대 할머니를 모시고 갈 수 있는 수도권 1박2일 여행 계획을 부탁했다. 네이버여행·쇼핑과 연동되는 ‘스킬’을 장착하니 10여초 정도 후에 답변을 내놨다. 1박2일을 오전과 오후, 저녁으로 나눠 각 지역의 명소와 즐길 거리를 설명했다.
다만 수도권의 범위가 너무 넓었는지 1일차 계획에 오전에는 경기 가평, 오후에는 경기 화성, 저녁에는 경기 파주로 일정을 짜줬다. 2일차는 경기 양주, 평택, 오산 순으로 방문할 것을 권했다. ‘할머니의 건강 상태와 취향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는 것이 좋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90대 할머니를 모시고 가기 쉽지 않은 일정이었다.
질문을 살짝 바꿔 ‘1박2일 수도권 여행지 추천’을 부탁했다. 스킬 기능을 통해 클릭 한 번으로 여행지 정보와 숙박 예약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어 편리했다. 그러나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려주지는 못했다. 경기 가평을 대상으로 할머니와 갈 수 있는 세부 여행 계획을 부탁하자 수상스키, 짚라인 등을 추천하기도 했다.
챗GPT도 1일차와 2일차를 오전과 점심, 오후로 나눠 계획을 제공했다. 다만 수도권 여행지를 부탁했지만 답변은 서울과 인천으로 한정됐다. 영어로 주된 내용을 학습해서인 듯 경복궁과 한식, 박물관, 남산타워 등 외국인의 서울 여행 코스를 추천했다.
지역 맛집 정보는 클로바X가 한 수 위였다. 서울 동대문구 맛집 추천을 부탁하자 어떤 음식을 파는지부터 해당 식당에 대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답했다.
챗GPT는 해당 지역에 위치하지 않은 음식점을 추천하거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음식점을 제안했다. 거짓 정보를 실제처럼 답하는 이른바 ‘환각현상’이다. 실제로 존재하더라도 ‘맛집’으로 분류되는지 의문인 곳도 있었다.
클로바X는 챗GPT와 비교해 사투리에서도 강점을 보였다. 사투리로 물어도 척척 대답을 내놨다. 제주 방언으로 ‘요새 어떵 살미꽈? 좋수과?(요새 어떻게 삽니까, 좋습니까)’라고 물으니 ‘인공지능 언어모델로 개인적인 삶을 살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알리 핫플 알려줘’라는 질문에는 부산 광안리의 인기있는 카페와 술집을 띄웠다. ‘고다꾜솩쌔미’의 뜻을 묻자 ‘경상도 사투리로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을 의미하는 단어’라고 정답을 내놨다.
챗GPT는 ‘강알리’와 ‘고다꾜솩쌔미’의 뜻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요새 어떵 살미꽈? 좋수과?’ 질문에는 ‘한국의 사투리를 사용한 표현으로 보인다.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문장이지만 추측컨대 요새 어떻게 사십니까, 좋습니까로 해석될 수 있다’고 답했다. 사투리로 질문을 이해, 답을 하는 대신 해당 질문에 대한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다만 클로바X에는 챗GPT와 달리 답변이 제한되는 영역도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추이에 대해 묻자 클로바X는 정치적인 이슈, 정치인의 지지율이나 업적에 대한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기관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참고하라고 했다. 주사위게임 프로그래밍 코드는 작성했으나, 웹사이트 크롤링 코드는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답하지 않았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학생들의 과제 작성을 우려한 듯한 조치도 있었다. 원고지 5매 분량의 남북통일 주제 글짓기를 부탁하자 ‘사용자님의 숙제를 대신 수행해 드릴 수 없습니다. 숙제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여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며, 학습한 내용을 복습하여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라며 따끔하게 조언을 건넸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