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듯 지나치는 느낌, 스케치한다 … 천안 ‘드로잉때깔’ 작품전

스치듯 지나치는 느낌, 스케치한다 … 천안 ‘드로잉때깔’ 작품전

도시·농어촌 풍광들
“조그맣고 깜찍하게 스케치”
삼거리갤러리서 2일까지

기사승인 2023-08-30 16:00:40
좋은 경치를 보면 가방에서 작은 종이를 꺼내 펜으로 스케치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엷게 물감을 입혔다. 이렇게 5년간 천안·아산에서 미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생소한 ‘어반 스케치(Uban Sketch)’ 장르를 펼쳐왔다. 이들 모임  ‘드로잉때깔’(회장 문병수)이 지난 29일부터 천안 삼거리갤러리에서 작품전을 열고 있다.

천안 삼거리갤러리에서 9월 2일까지 작품전을 열고 있는 ‘드로잉때깔’ 회원들. 드로잉때깔 제공

지난해는 천안 구석·구석을 회원들이 나눠 스케치한 작품을 선보였고, 올해는 각자가 눈여겨 본 풍광을 개성을 살려 내놓았다. 15명 회원이 작품 8~10개씩 내걸었다. 여행하면서 휴대한 종이 위에 빠르게 그리는 게 장르 특성이라 작품이 그리 크지 않다. 작품 10개라도 차지하는 전시 공간은 넓지 않다.

15명 참가자 모두 개성이 뚜렷하다. 한국미협 서양화분과 이사 홍기옥씨는 “한국화, 서양화 등 다양한 미술 영역을 겸험한 분들이 한 군데 모여 새로운 장르를 익히고 있다”면서 “피그먼트 라이너라는 번지지 않는 수성펜으로 현장에서 스케치하고 나중에 가볍게 채색한다”고 말했다.

문병수 회장(오른쪽)이 홍기옥씨와 함께 자신의 작품 앞에서 웃음지었다. 오른쪽 끝에 광덕사 주차장 풍경 작품이 보인다.   사진=조한필 기자


어반 스케치는 르네상스시대 이탈리아 베네치아 도시 풍경을 빠르게 그려 표현하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만이 아니라 농어촌 풍광을 자신만의 관찰력으로 자유롭게 조그만 종이에 담는다.

그래서 그런지 드로잉때깔 회원들 작품은 개개인 감상하는 재미가 색다르다. 어떤 회원은 작품에 자신의 그때 감상을 일기처럼 자세히 묘사했다. 회원들이 울릉도 갔을 때를 기념사진처럼 그려내기도 했다. 또 작품에 동남아 여행지서 들렀던 식당 음식 맛은 별로였지만 풍광은 좋아 그렸다는 메모를 남기도 했다.

한국화가 공진옥씨의 천안 유관순 생가 풍경.  사진=조한필 기자

한국화가 공진옥씨도 어반 스케치에 합류해 작품을 냈다. 천안 병천면의 유관순 열사 생가 풍경을 여유로운 여백, 생략미로 담아냈다. 문 회장은 천안 광덕사 주차장 앞 민가 모습을 주렁 주렁 열린 감과 함께 스케치했다.

정경애 회원의 말레이시아 한 해안가 식당 모습.  사진=조한필 기자

이들은 내년 전시회는 향토색 짙은 공통 주제를 갖고 회원 유대감을 높이려 한다. 아직 주제는 정하진 못했다. 이들이 어떤 풍경을 담아낼까 관심이 간다.

전시회는 다음달 2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없는데 작가 설명을 직접 듣는 특별한 혜택이 있다.

이미정 회원의 당진 면천의 카페 미인상회 모습.  사진=조한필 기자

천안=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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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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