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계에서 신표현주의의 거장으로 일컬어지는 독일출신의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1945~)의 국내 첫 미술관 전시가 대전에서 개최된다.
씨엔씨티(이하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은 “전후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의 하나로 평가받는 안젤름 키퍼의 개인전 <가을 Herbst>을 오는 8일 복합문화공간인 헤레디움(HEREDIUM, 대전시 동구 인동)에서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 키퍼는 자신이 사랑한 라이너 마리아 릴케(R. M. Rilke 1875~1926)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작품 18점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릴케의 ‘가을날(Herbsttag, 1902)’, ‘가을(Herbst, 1906)’, 그리고 ‘가을의 마지막(Ende des Herbstes, 1920)’이라는 3편의 시가 이번 작품을 관통하는 중심테마가 된다.
2024년 1월 31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는 헤레디움에서 진행하는 첫 번째 현대미술전으로, 세계 2대 아트 페어 중 하나로 빛나는 ‘2023 프리즈(Frieze Seoul)’와, 해외에서 큰 명성이 있는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 등과 협업으로 진행된다.
독일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젤름 키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런던 ‘영국왕립예술원’, 파리 ‘퐁피두센터’ 등 전 세계 권위 있는 미술관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진행해 왔다. 특히 2022년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베네치아 건국 1600주년 기념행사로 베네치아 궁전 내 단독 전시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이에 앞서 키퍼는 2007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생존 작가로는 처음으로 그의 작품이 영구적으로 설치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함선재 헤레디움 관장은 “키퍼의 작품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문명의 폐허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폐허와 허무에서 피어나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이 철학은 수탈의 장소에서 소통의 공간으로 바뀐 ‘헤레디움’의 새로운 탄생과도 맞닿는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대한민국의 예술발전 가능성을 국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국내 미술계 및 하이엔드 컬처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시회가 열리는 헤레디움은 일제 강점기 경제수탈을 위해 세워진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건물을 소통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다양한 예술문화활동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배우 소유진이 오디오 도슨트 녹음에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소유진은 특유의 부드럽고 편안한 목소리로 안젤름 키퍼의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제공한다.
대전=명정삼 기자 mjsbroad@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