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서로의 언행과 태도를 문제 삼으며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안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을 불러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확인했다.
이에 한 장관이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하자 안 의원은 “정치는 하실 거죠”라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한 장관은 “그런 명제를 대정부질의에서 물을 건 아니다. 위원님은 출마하냐”고 되물었다. 안 의원이 “저는 하죠”라고 답하자 한 장관은 “잘 되시기를 바랍니다”라고 응수했다.
안 의원은 즉각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다. 그는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다. 한 장관의 별명을 말씀드릴까요”라고 비꼬았다. 한 장관은 “의원님 평가이고, 제가 판단해서 잘 답변하겠다”라며 “여기에서는 건설적인 질문과 답변이 오갔으면 좋겠다”고 맞받아쳤다.
안 의원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과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또 일련의 불손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제가 정중히 드릴 기회를 주려고 한다”며 한 장관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어 “한 장관은 국회에 싸우러 온 거냐. 국민들이 우습냐”고 날을 세웠다.
이에 한 장관은 “그 얘기를 안 의원님이 하시니까 이상하다”라며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닌가. 지역구에 욕설 문자를 보낸 분이지 않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 분이 여기 와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가 안 의원에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라며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황당할 것 같다”고 했다. 안 의원은 재작년 9월 지역구 민간 투자자에게 욕설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빚은 적 있다.
안 의원은 재차 사과를 요구하며 사과하지 않는다면 질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말한 뒤 “(안 의원은)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제도의 존재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고 지적했다.
양측 간 감정적인 설전은 여야 의원들에게까지 옮겨붙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원이 먼저 사과하라”라고 고성을 질렀다. 민주당 의원들은 “예의를 지키라”고 맞받아치며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김영주 부의장은 중재에 나섰다. 김 부의장은 “처음에 안민석 위원님께서 정치 출마부터 물으셨다. 오늘 대정부 질의에 적절한 질문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남아 있는 시간 대정부 질의에 맞는 질문을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도 적합한 질의가 아니라고 해도 질의하시는 위원님께 답변을 공손하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