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의회 박상정‧이성옥 위원장 사임계 동반 제출

해남군의회 박상정‧이성옥 위원장 사임계 동반 제출

박상정 “무너진 신뢰에 대한 의회 차원의 책임” 이성옥 “위원장 뜻 사장되면 위원장 역할 못한 것”

기사승인 2023-09-11 00:46:47
박상정(왼쪽) 총무위원장과 이성옥(오른쪽) 산업건설위원장이 지난 6일, 나란히 사임계를 제출했다.
166억 원 삭감이라는 초유의 추경을 의결한 전남 해남군의회에 대한 지지와 비판이 교차하는가운데 삭감에 반대했던 2명의 상임위원장이 본회의가 열린 지난 6일, 나란히 사임계를 제출하는 등 혼돈을 겪고 있다.

박상정 총무위원장과 이성옥 산업건설위원장의 사임계 제출에 대해 의회 측은 ‘설득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정 총무위원장은 우수영유스호스텔 리모델링 예산 삭감을 반대했지만 상임위 표결에서 ‘1대 4’ 압도적인 표차로 삭감이 결정됐다.

“국비 사업이나 계속하는 사업에 대해 삭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박 위원장은 사임계 제출에 대해 “의회의 무너진 신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 의회 차원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삭감이 정당했다면 지난번 본예산 때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임 소재는 분명히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의회에서 사전에 심도 있게 검토하지 못한 부분도 있고, 한 번 승인해줬다는 것은 앞으로도 계속 승인해 줄 거라는 예측 가능성인데, 이 예측 가능성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해남군에서 하고자 하는 일들에 대해 그러한 예측 가능성이 무너졌을 때 결국 신뢰도 무너지고,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이성옥 위원장은 ‘위원장은 찬성, 반대에 대한 조율을 통해 중재안과 수정안을 내놓을 수 있어야 하는데, 상임위 자체에서 위원장 뜻이 사장돼버리면 위원장이 역할을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무위원회는 투표까지는 안 가야 되는데 투표에서 4 대 1이 나와버렸다. 이런 조율도 제대로 못하는 위원장들이 해서 뭣하겠냐. 위원장이 얘기하면 내줄 것 내주고, 담을 것 담고 해야 하는데, 그냥 그대로 딱 가버리면 위원장들이 사실 위원장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런 이유 때문에 박상정 위원장께서 사임계를 쓴다고 해서 같이 쓰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사임계 제출과 관련, 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의 투표로 선출된 분들인데, 내 주장과 다른 결정이 났다고 해서 사임을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사임계 제출에 대한 정식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김석순 의장은 “(수리 여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겠다”면서 “젊다 보니 욱하는 마음에 했을 수도 있겠지만 ‘좀 신중을 기해 결정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군의회는 지난 6일 제33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해남군이 제출한 제2회 추경안 1110억 원 중 166억860만 원을 감액 의결했다.

김치원료 공급단지 구축사업비 108억5000만 원은 토지매입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하고 재협의를 요구하며 삭감했다.

심의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우수영 유스호스텔 리모델링사업인 지역특화형 숙박시설 조성 사업비 32억5000만 원은 예산 과다 및 사업성 부족을 문제로 전액 삭감했다. 

또 우수영관광지 인조잔디 축구장 리모델링 역시 활용도가 낮고 유스호스텔이 호텔로 바뀌면 운동장으로 계속 이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데다 주차 면적이 협소해 주차장 용도로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7억 원을 삭감했다.

해남=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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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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