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마지막 수단’으로 꺼낸 무기한 단식이 보름째를 맞은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 대표 단식을 중심으로 내부 결속을 다졌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단식 명분이 약하고,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는 시각이 교차한다.
지난달 31일 단식을 시작한 이 대표는 단식 투쟁에 나선 지 2주 차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는 지난 13일 건강 문제를 고려해 단식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본청 안 당대표실로 옮겼다. 다만 이 대표는 당내 단식 중단 요구에 “아직 똘똘하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이 대표 단식은 민주당 지지율 상승효과를 이끌어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9월1주 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한 주 만에 34%로 7%p 반등했다. 직전 조사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인 27%를 기록했던 점과 대조적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격려 전화는 물론 당내 원로들의 응원 방문이 이어지면서 지지층 결집 효과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상반된 시선도 있다. 대의 명분과 출구 전략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다. 이 대표가 제시한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 △내각 총사퇴 요구 등이 실현 가능성이 없어, 단식 투쟁을 중단할 명분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정에 힘써야 하는 정기국회 시기인 만큼, 원활한 당무활동과 건강 악화 문제를 이유로 단식을 만류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진짜로 단식을 중단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의 단식 이유에 대해 “사법 리스크에 대한 부담, 당내 갈등에 대한 부담, 정국을 뚫고 갈 만한 특별한 요소가 없다는 부담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민 평가도 갈렸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9~11일 전국 유권자 2007명을 대상으로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물은 결과, 적절하다는 응답이 47.4%,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49.6%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도층은 52%가 이 대표의 단식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적절하다는 응답은 46.8%다. 특히 무당층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53.5%를 기록했다. 적절하다는 응답(38.8%)보다 14.7%p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는 강모(61)씨는 “자신에 대한 수사·재판을 무마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쇼’ 같다”라며 “구체적인 목표가 없고 메시지가 불분명하다. 안하느니만 못한 단식 퍼포먼스”라고 했다. 반면 서울에 거주하는 이모(27·여)씨는 정부여당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씨는 “이 대표의 단식 명분이 설득력이 없어 보이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여당이 항의 방문 외에 단식 농성장에 얼굴 한번 비치지 않는 모습은 대화나 협치가 사라진 한국의 정치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100% RDD 방식)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2007명(총 통화시도 7만 7822명, 응답률 2.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다.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4.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