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은 2018년 도입 후 기술혁신⋅경쟁촉진⋅소비자 편익증진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2023년 현재 인터넷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은 어렵기만 하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각종 규제들을 완화했지만 현재는 업권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방향 등 출구전략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속가능한 경쟁력 제고와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를 일부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인터넷은행 본래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한 건전성 관리도 업권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카카오·토스뱅크)는 2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법 제정 5주년 기념토론회를 진행했다. 주제는 ‘인터넷은행이 걸어온 길 그리고 나아갈 길’이다.
인터넷은행전문법 제정을 주도한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했다. 윤한홍 정무위원회 간사⋅성일종 의원⋅김용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와 인터넷전문은행 3사 대표(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인터넷은행 5년 성과와 시사점, 현 시점에서 은행 성장을 위한 전략들이 논의됐다.
케이뱅크는 ‘오픈 생태계 확대’를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첫 번째 열쇠로 자사 ‘서비스형 뱅킹(BaaS)’을 소개했다.
케이뱅크는 지난 7월 인터넷은행 최초로 인터넷 기반 펌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펌뱅킹이란 은행과 기업을 연결해 온라인으로 입금과 출금을 비롯해 출금동의⋅명세통지⋅이체처리 결과 조회⋅계좌 성명 조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전용 상품인 ‘카카오뱅크 미니(mini)’를 소개했다. 카카오뱅크 미니 가입수는 올해 2분기 기준 180만명을 넘겼다. 미니 카드 결재액은 4375억원을 돌파했다.
토스뱅크는 잠들지 않는 은행을 구현하기 위해 은행 점검 시간을 없앤 사례를 공유했다.
토스뱅크는 자정 시간대 통상 이뤄지는 은행점검으로 고객 금융 공백이 생기는 불편을 해소했다. 1초 끊김도 없이 토스뱅크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호응을 얻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인터넷은행 발전을 위한 다양한 논의가 나왔다.
좌장을 맡은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터넷은행 도입 후 기술혁신, 경쟁촉진, 소비자 편익증진에 기여하는 등 대체로 5년의 성과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벤처특화은행, 소상공인특화은행 등 비즈니스 모델이 특화된 전문은행의 설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인터넷전문은행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제고 방안과 효과적 지원을 위한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경훈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규제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의 긍정적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금산결합 플랫폼 성장 등 변화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금융규제 체계의 정비, 원칙중심의 감독체계 도입과 함께 사업 다각화를 위한 비대면 겸영업무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중에 하나인 포용금융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협의 개념을 넘어 확장돼야 하며 현재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기준 변경 또는 담보여신 확대를 통한 건전성 관리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관련 규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기본적으로 시장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 필요한 규제는 불가피하게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규제에 대한 제안도 생각을 해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그렇게 큰 이슈는 아니라고 기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신 국장은 “중저신용자 대출의 자산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 당국 관심은 지속될 수밖에 없지만, 디테일 측면에서 비중 수준이나 신규·잔액 기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로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가하는 금융산업 리스크 증가에 맞춰 대비할 것을 재차 주문했다.
박충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연체율 증가 등에 대해 민감하고 흔들리는 부분은 자본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으로 판단되는데, 자본 여력 확충에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