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일본과 중국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새로운 경제블록화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본부장은 21일 서울시 여의도동 CCMM에서 열린 쿠키뉴스 산업포럼에서 “한·중·일간 상호 배타적인 감정은 최대한 지우고, 주변국과 교류해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과거와 달라진 블록화 양상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기존엔 국제무역의 관세로 인해 블록이 만들어졌다면 현재는 수출이나 기술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경제안보동맹을 통해 새롭게 블록화됐다“며 ”자동차나 반도체 등 이차전지의 경우도 글로벌 생산입지에서 지역생산입지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현재 동북아 경제협력을 가로막는 제약은 많지만 당위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으로 인한 수출 이슈가 있고, 정치 문제로 인해 갈등이 격화되고 있기도 하다”며 경제협력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블록화에 힘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경제규모는 2021년 기준 세계 경제의 약 25.4%를 차지하지만 블록도 없고, 현재 3국 FTA도 형성되어 있지 않다”며 “일반 산업분야에서 3국이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중장기적 관점에 따른 동북아 경제블록화 협력의 방향도 제시했다. 김 본부장은 “한일 무역적자가 오랫동안 이어져 오는 등 중앙정부 간 협력에 정치적 장애요인이 현실적으로 존재한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민간과 지자체 분야와 협력하는 것을 시작으로 활성화해야한다고 전했다.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디지털경제로의 전환과 탄소중립 이슈를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개발 및 상용화 부분에선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술표준이나 디지털통상규범 마련, 사이버보안 등의 이슈는 협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한·중·일은 제조업이 발달한 유사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어 기후변화 위기대응에 대한 기술적 분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 대응방향에 대한 공동 대응 등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새로운 경제블록화 시대에 한국이 동북아 경제협력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주력산업분야보다 미래 신산업분야의 핵심원천기술 확보에 주목해야 한다”며 “전략적 판단을 통해 한·중·일 간 경제협력을 이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3개국이 현재 상황을 위기보다는 기회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일본 모두 세대갈등과 인구 감소 문제를 직면했다”며 “산업·경제적 측면에서 3국이 신뢰를 회복해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성해야 골든타임 내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