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사망으로 논란이된 쿠팡 물류센터 ‘쿠팡 풀필먼트서비스’의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학영 의원실이 소방청으로부터 확인한 결과 2020년부터 전국 쿠팡 물류센터 66곳(2020년 이후 폐쇄한 물류센터 포함)의 119 출동횟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69건이던 소방출동 건수는 2021년 321건, 2022년 362건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총 271건의 출동이 발생해 지난해 같은 기간 255건보다 16건 더 많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화재와 구조(엘리베이터 갇힘 등)를 제외한 구급(질병, 사고 등) 출동횟수도 꾸준히 늘었다. 8월 기준 전년 대비 구급 출동은 2021년(92건) 15%, 2022년(145건) 58%, 2023년 (184건) 27% 증가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종철 쿠팡풀필먼트 대표이사가 증인으로 출석해 “직원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산업재해와 사망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 고 한 약속이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산재 또한 계속 늘고 있다. 이 의원실이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쿠팡 풀필먼트서비스 산업재해 현황’ 자료를 보면 산재신청 건수는 2020년 214건에서 2022년 454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6월까지 219건이 발생했다. 이 의원실은 여름철 (6,7,8 월) 물류센터 사고가 집중되는 것을 고려해 올해 산업재해 규모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지난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의원은 동탄 쿠팡 물류센터의 온열질환 예방 활동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8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현장 시찰에서 정 대표는 “온열질환 대비 조치를 충분히 했고, 시찰해보면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이후 냉방시설 확충과 충분한 휴게시간 부여 등의 대책 마련으로, 현재까지 물류센터 온열질환 산업재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하지만 이같은 쿠팡의 호언장담에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여름철 (6,7,8 월) 구급 출동건수은 43건(2020년), 43건(2021년), 81건(2022년), 107건(2023년) 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올해 여름철(6,7,8 월) 119 신고기록을 살펴보면, ‘더위를 먹은 것 같다.’, ‘더위 먹음, 기력저하’, ‘고열’, ‘탈수증상’, ‘온열질환자 발생’, ‘온열증상’ 등 온열질환 관련 신고만 최소 7건 정도로 확인됐다.
이학영 의원은 “국회의 현장시찰과 국정감사 지적에도 쿠팡 물류센터의 근로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며 “이는 유통업계 1위이자 고용 순위 3위 쿠팡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 상태로는 물류센터에서 계속 산재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며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며 지적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