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래 첫 기념식이 27일 열렸다. 민족 대명절인 하루 앞두고 이산가족들과 관련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2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별관에서 열린 제1회 이산가족의 날 기념식에서 라기섭 이북도민회중앙연합회장은 “생사 확인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자유민주통일을 염원하는 실향민의 의지와 열망이 사회에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북한 당국이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만큼은 더 늦기 전에 호응해 나옴으로써 역사와 민족 앞에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산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해외 거주 이산가족까지 실태 조사를 실시해 많은 사람이 만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만큼 윤석열 정부는 다른 어떤 사안보다 우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약 380명이 기념식을 찾았다. 42개 테이블에 10명씩 모여 앉아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이산가족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아픔과 그리움, 함께 나누고 해결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슬로건을 들었다.
기념식장 한편에는 추석을 맞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행사 전에는 이산가족 사연과 관련 내용을 담은 소장 사진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산가족을 위한 고양 방문 메타버스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공감대 확산을 위한 문화행사에 참여한다. 축하공연과 이산가족 관련 사진·영상전, 희망 엽서 쓰기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3685명 가운데 9만3277명이 세상을 떠났다. 4만408명만이 생존자로 남았다. 이산가족의 날은 그동안 민간 차원에서만 기념해왔으나, 지난 3월 여야 합의로 10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음력으로 8월13일이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