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에 광폭 행보로 기대를 끌어올린 페퍼저축은행이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공격은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에선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페퍼저축은행은 1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1대 3(9-25 25-18 15-25 18-25)로 패배했다.
올해 비시즌에 페퍼저축은행은 주인공이나 다름 없었다. 창단 이후 두 시즌 동안 최하위에 그친 페퍼저축은행은 올 시즌 반등을 위해 비시즌에 전력 보강에 힘썼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의 우승 주역이었던 박정아를 자유계약(FA)으로 7억5000만원에 품었다. KGC인삼공사의 아웃사이드 히터인 채선아도 FA 계약으로 영입했다. 이한비, 오지영 등 국내 FA 자원들도 모두 잡았다.
외국인 선수 구성도 알찼다. 최근 2년간 현대건설에서 뛴 검증된 자원인 야스민을 2순위에 지명했고, 아시아쿼터로는 필리핀 국적의 미들블로커 엠제이 필립스를 데려왔다.
물론 좋은 일만 있지 않았다. 지난 2월 감독으로 부임한 아헨 킴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지난 6월 팀을 떠났다. 아헨 킴 감독을 대신해 조 트린지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또 박정아의 FA 보상 선수로 한국도로공사에 주전 세터였던 이고은을 내주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가은과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통해 이고은을 재영입했다.
그래도 페퍼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확실히 달라졌다. 시즌 개막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페퍼저축은행이 보강이 많이 됐다. 지난 시즌과 다를 것”이라고 평했다.
개막전에서 현대건설을 상대하게 된 페퍼저축은행의 트린지 감독은 “개막전은 기존 훈련때 해왔던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며 소감을 전하면서 “서브 잘 넣고, 리시브를 잘 하고 훈련 때 했던 코스에 안정적으로 (볼울) 넣고 또 빠른 플레이를 하는 것이 경기 중점적인 사항이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아직 호흡을 맞춘 지 얼마되지 않아서일까. 페퍼저축은행은 다소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2세트를 제외하고는 페퍼저축은행은 매 세트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력은 이전에 비해 확실히 올라왔다. 지난 두 시즌 동안 현대건설에서 맹활약을 했던 외국인 선수 야스민은 페퍼저축은행에서도 타점 높은 공격을 뽐냈고, 아시아쿼터 엠제이 필립스도 기대 이상의 모습이었다.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박은서, 이한비 등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리시브나 수비 때 계속해서 에러를 발생했다.
리시브가 많이 흔들렸다. 선수들끼리 리시브에 대한 이야기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탓인지 선수들의 움직임이 겹치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이로 인해 현대건설은 다음 공격을 할 때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이전까지 한국도로공사에서 리시브를 받지 않았던 박정아는 페퍼저축은행에서 리시브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집중 목적타를 받으면서 공격이 매끄럽게 되지 않았다.
특히 4세트를 치르는 동안 41개의 범실을 범하면서 기세를 가져오지 못한 점도 뼈아팠다. 순식간에 연속 실점을 하면서 따라갈 기회마저 놓쳤다.
경기가 끝나고 트린지 감독은 “서브가 잘 안 들어갔고, 리시브가 잘 안 됐던 것"이라고 말하며 "좀 더 좋은 플레이를 펼쳤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페퍼저축은행은 오는 19일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 한국도로공사를 홈으로 불러 들여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2승을 올린 바 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