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는 전날 이철우 지사가 제시한 신공항 화물터미널 복수 설치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돌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갈등과 관련 “대구경북신공항 수송전용 화물터미널과 민간항공수송 화물터미널 분리 방안 마련”을 제시했었다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인 화물터미널 유치를 위해 의성군과 대구 군위군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나서 ‘신공항 사업 백지화’를 예고하는 등 갈등이 증폭하자 미국 출장 중인 이 지사가 직접 중재에 나선 것이다.
경북도 이남억 대구경북공항추진본부장은 “대구경북신공항이 항공물류 허브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니즈에 맞게 화물터미널과 항공물류단지를 조성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물류기업 유치를 위해서 화물터미널을 복수로 설치하고 화물 종류에 따라 활용을 달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북도는 항공물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공항에 화물터미널을 2개 이상 배치하는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경북연구원이 개최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화물터미널 위치와 관련 공급자인 행정기관이 판단할 것이 아니라, 수요자인 물류기업들의 요구(Needs)를 충족할 수 있는 공항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일반 화물의 경우 상대적으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고 일정 거리 운송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바이오·백신 콜드체인이나 신선 농산물 등은 신속한 운송과 통관이 필수적인 화물은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의 연접성이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게 이유다.
실제 세계 항공화물 물동량 10위 이내의 대표적 물류공항인 홍콩 첵랍콕(홍콩), 멤피스(미국), 상하이 푸둥(중국), 타이완 타오위안(대만), 로스엔젤레스(미국) 국제공항의 경우 화물터미널이 2개 이상 설치했으며 물류단지도 연접하고 있다.
그 결과 첵랍콕 공항은 대표적인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의 물류 허브가 됐다.
또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 거리가 867m에 불과한 멤피스 국제공항(미국)은 2021년 화물 처리량 440만톤으로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맴피스는 공항 주변 물류센터에 22개국 13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입지한 글로벌 특송업체인 페덱스의 슈퍼 허브로 거듭났다.
2021년 기준 세계 화물처리량 1위(500톤) 공항인 홍콩 국제공항은 3개의 화물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물류단지와의 거리는 300m에 불과하다.
이밖에 2021년 화물 처리량 3위(390만톤)인 중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과 2021년 화물 처리량 7위(280만톤)인 타이완 타오위안 국제공항, 2021년 화물 처리량 9위(260만톤)인 미국 로스엔젤레스 국제공항의 경우 모두 화물터미널과의 거리가 1km 내외로 인접해 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대구경북신공항 사전타당성조사에서 제안된 화물터미널에 더해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나 바이오·백신 콜드체인 및 신선 농산물 등을 처리할 수 있는 화물터미널을 의성 지역에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관계기관과 협의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철우 지사는 “공항 건설 주관부처들과 충분한 토론을 갖고 과학적·합리적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면서 “대구경북신공항이 세계적 물류전문 경제공항으로 발전하기 위한 목적지까지 우리 모두 손잡고 갑시다”라고 강조했다.
안동=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