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살인’ 정유정 “범행 당시 술 취해 기억 안 나”

‘또래 살인’ 정유정 “범행 당시 술 취해 기억 안 나”

기사승인 2023-10-16 15:48:19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지난 6월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과외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난 20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두 번째 공판에 출석,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정유정 본인과 정유정 조부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정유정은 또래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살인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피해자 사망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냐는 재판부 질문에 “캔맥주와 병맥주를 여러 개 먹었다”며 “술에 취해 뚜렷하게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시신 훼손 방법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어떻게 할지도 계획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무서웠는데 꾹 참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정씨에게 “피해자에게 미안한 감정은 한 번도 안 보였다. 반성은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피고인을 조사하는 동안 피해자가 피고인 본인과 가족에게 욕설을 했다는 등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정씨는 “당시에는 꾸준히 반성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정씨는 검찰이 ‘사람을 살해해보고 싶었다’고 진술한 게 몇 번째 조서를 작성할 때였는지 묻자 “경찰 조사가 여러 차례라 받는 동안 힘들어 조금 허위로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조부는 정씨가 고교생이 되며 물건을 던지는 등 다른 모습을 보여 관할 구청 담당자가 우울증 검사를 권유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그는 “우울증이 심한 것처럼 보인다 했으나 본인 거부로 검사와 치료를 못 받아 (살인을) 미연에 방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정씨 조부는 “요즘 잠을 못 잔다. 피해자 가족을 찾을 길이 없고, 경찰에 요청했는데 상대가 거부해 사죄하고 싶어도 못 한다”며 “사죄드린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면 다음달 진행하는 3번째 공판에서 형벌을 선고할 예정이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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