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갈리는 금융 CEO…SC 박종복 ‘연임’ DGB 김태오 ‘불투명’

희비 갈리는 금융 CEO…SC 박종복 ‘연임’ DGB 김태오 ‘불투명’

‘굳건한 신임’ 박종복 SC제일은행장, 4연임 사실상 성공
금융당국 견제받는 김태오 DGB회장, 용퇴설 점점 커져
서호성 행장 연임 여부 ‘안개 속’…KT 영향 받을까

기사승인 2023-10-18 06:00:16
(사진 왼쪽부터) 박종복 SC제일은행장,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각사 제공

SC제일은행·DGB금융·케이뱅크 등 주요 금융사 CEO들의 임기가 끝이 다가오고 있다. 각 금융사 CEO들의 연임 여부는 업체별로 다른데, SC제일은행 박종복 은행장은 무난한 4연임을,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3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모회사 KT의 경영진 교체에 따라 연임 가능성이 ‘모호’해졌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SC제일은행 제공

‘굳건한 신임’ 박종복 SC제일은행장, 4연임 사실상 성공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의 4연임이 사실상 확정됐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3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박종복 현 행장을 차기 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고 16일 밝혔다. 

임추위는 SC그룹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통일성 확보 차원에서 차기 은행장 임기를 2024년 1월 8일 개시 후 1년으로 추천했다.

2015년 1월 SC금융지주 회장 및 SC제일은행장으로 취임한 박 행장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제일은행 인수 후 탄생한 첫 한국인 행장이다. 지금까지 3연임에 성공하며 행장 재임 기간만 9년에 이른다.

박 행장이 취임한 이후 SC제일은행은 ‘대격변’했다. 박 행장 취임 전 S제일은행은 적자가 지속됐다. 하지만 취임 후 인력 및 점포 개편과 선제 리스크관리, 채널 다변화 등을 통한 경영효율 개선으로 취임 2년 만인 지난 2016년 2245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흑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여기에 올해 2분기 순이익은 8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8% 증가했다.

또한 SC제일은행은 외국계은행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금융당국의 간섭에서도 자유로운 상황이다. 때문에 3연임을 넘어 4연임까지 무난하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

임추위는 박 은행장에 대해 “전문적이고 풍부한 경험, 식견, 역량, 뛰어난 소통능력과 탁월한 리더십 등을 바탕으로 은행이 큰 재무적 성과를 꾸준하게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점 등이 높게 평가돼 후보군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2015년 은행장으로 임명된 이래 한국 현지 사정에 맞는 전략을 통해 은행의 재무실적을 꾸준히 개선시키고, 은행의 비전에 대해 직원들과 공감대를 적극적으로 형성시켰다”고 강조했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   DGB금융그룹 제공

금융당국 견제받는 김태오 DGB회장, 용퇴설 점점 커져

반면 DGB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태오 회장은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DGB금융 정관상 나이 제한이 걸릴뿐더러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정적인 언급을 하며 사실상 용퇴 시기가 언제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DGB금융은 지난달 25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 선정을 위한 첫 회의를 열었다. DGB금융은 조만간 내·외부 후보군을 대상으로 1차 후보군(롱리스트)을 확정한다. 최종 후보자는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결정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현재 DGB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연임할 수 없는 상황이다. DGB금융 내부 규범은 만 67세 이상 후보자를 회장으로 선출하거나 재선임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김 회장은 1954년 11월 생으로 현재 만 68세다.

단 이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수정할 수 있다. 때문에 올해 초만 하더라도 내부규범을 수정하며 김태오 회장이 3연임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2분기 경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전환점을 맞아 김태오 회장의 연속된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대구은행 증권계좌 무단개설 사태가 터지며 내부통제 문제가 터져나왔으며, 특히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DGB금융에서 나이 제한을 다른 금융사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수 있지만 이미 회추위가 열린 상황에서 현재 회장의 연임을 가능하도록 바꾼다는 것은 축구 시작하고 중간에 룰을 바꾸는 것과 같다”고 지적하며 연임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졌다는 평가다.

이 원장이 김 회장 연임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면서 DGB금융 내부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후보군에 쏠린다. 내부 출신으로는 황병우 DGB대구은행장과 임성훈 전 대구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외부에선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케이뱅크 제공

서호성 행장 연임 여부 ‘안개 속’…KT 영향 받을까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은 12월31일이면 임기가 끝난다. 서 행장은 지난 2021년 2월 케이뱅크의 3대 은행장으로 부임하며 현재까지 케이뱅크를 이끌고 있다. 서호성 행장은 당시 KT 출신이 아닌 비 KT 출신 인물로 케이뱅크 행장으로 선임돼 주목받기도 했다.

현재 금융업계에서는 서 행장의 연임 여부를 두고 엇갈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먼저 서 행장의 연임을 점치는 이들은 서 행장이 케이뱅크를 이끌며 만들어낸 실적을 강조한다. 서 행장은 그간 적자를 이어어돈 케이뱅크를 취임 첫 해만에 흑자 전환시켰다. 지난해에는 연간 당기순이익 836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225억원) 대비 272% 증가한 규모다.

또한 금융당국에서 그다지 연임 여부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분도 긍정 요소다. 인터넷은행은 금융지주사 대비 리더십 교체 압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올해 초 연임에 성공하며 4연임째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반면 연임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최근 투자시장 환경 악화로 올해 기업공개(IPO) 추진이 무기한 연기된 점이 서 행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이후 올해 초를 목표로 IPO(기업공개)를 준비했지만, 지난 2월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과 상장 일정 등을 토대로 적절한 상장 시기를 검토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연내 상장은 불가능할 것이라 전망된다.

모회사인 KT의 수장이 교체되면서 이에 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T는 김영섭 신임 대표이사 체제 출범 후 인적 쇄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케이뱅크의 대주주는 KT의 자회사인 BC카드로, 손자회사격인 케이뱅크도 연쇄적 인사 태풍이 불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며 “이사회는 은행장 퇴임 시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 통지일 30일 이전에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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