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교통사고를 낸 뒤 도로에 쓰러진 피해자를 바라만 보다 아무런 조치 없이 도주한 운전자를 구속 송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 도봉경찰서는 직진하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은 후 도로에 쓰러진 피해자를 응시하다 도주한 장모(57)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 8월31일 오전 3시30분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교차로에서 차량을 몰고 좌회전하다 직진해 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은 후 아무런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경찰은 장씨가 비보호 좌회전을 하는 과정에서 교통안전 주의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봤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장씨는 사고 직후 인근에 약 2분간 정차한 뒤 하차했다. 이어 의식 없이 도로에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약 15초간 내려다보고선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현장에서 빠져나갔다.
다행히 사고 장소 인근을 지나던 시민의 신고로 사고 피해자는 10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 사고로 피해자는 뇌출혈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경찰은 CCTV 분석 등을 통해 같은 날 오전 10시30분 도봉구 방학동 장씨 자택에서 그를 검거했다. 장씨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마약 간이시약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사고로 쓰러진 사실을 인식한 정황이 있는데도 장씨가 부인하자 구속영장을 신청해 지난 11일 발부받았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