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을 수주, 중동에서 새로운 IT 신화를 쓰게 됐다.
네이버는 24일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국가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수도 리야드와 메디나, 제다, 담맘, 메카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클라우드 기반 3D 디지털 모델링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 및 운영한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 세계에 현실 세계를 똑같이 구현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건물 내부 공간부터 도시 전체를 데이터화해 정밀한 공간 정보를 구축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이버가 구축한 플랫폼을 △도시계획 △모니터링 △홍수 예측 등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가상 공간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집중 호우 시 침수 지역을 미리 예측하고 이에 따라 상하수도를 배치하는 것이 가능하다.
네이버는 중동으로의 영역 확장을 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 장관 주관 ‘원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참여, 사우디아라비아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지난 3월 MOMRAH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가 디지털 전환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압둘라 알스와하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 등 주요 관계자들과도 꾸준한 교류를 이어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글로벌 기업 간 기술 비교에서 네이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10㎝ 내외의 오차 범위로 도시 전체를 정밀하게 구현·복제할 수 있는 원천 기술부터 매핑 로봇, 데이터 처리 인프라까지 자체 개발했다. 매우 높은 확장성을 갖춘 대규모 실내 공간 매핑 기술과 10년간의 '3無(무중단·무사고·무재해)’ 노하우까지 갖춘 안정적인 클라우드 역량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는 “디지털 트윈은 장기적인 구축과 더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도시·국가 단위의 인프라이자 플랫폼”이라며 “꾸준히 고도화해 온 AI·로봇·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들을 총망라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을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신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수주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법인 설립 및 중동 지역 클라우드 리전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초대규모 AI 및 클라우드를 활용해 사우디아라비아 MOMRAH의 정책 현안을 해결하는 방안도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IT 스타트업의 활발한 중동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디지털 트윈을 구축, 운영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파트너와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정책 대표는 “건설 플랜트 수출로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선배들의 노고와 땀의 가치를 깊이 새기고 있다”면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탄탄한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2의 중동 수출 붐을 이끌어 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네이버가 IT 스타트업들의 중동 수출에 대한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