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경매 낙찰금이 받을 전세금보다 적다면? “나머지는 낙찰자에게 받으세요”

부동산경매 낙찰금이 받을 전세금보다 적다면? “나머지는 낙찰자에게 받으세요”

전세금보다 낙찰대금이 낮아도 낙찰자에게 잔액 받으면 돼
후순위 세입자는 잔액 받기 어렵고 집 빼줘야 하는 위험 있어
계약 전 선순위 세입자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글‧엄정숙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부동산 전문변호사

기사승인 2023-10-25 16:05:50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소송 끝에 결국 집이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제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낮은 금액으로 집이 낙찰됐다는 겁니다. 이사도 준비해야 하는데 나머지 금액을 포기해야 하는 건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세입자가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경매에 넘어간 전셋집의 낙찰대금이 적다면 세입자는 혼란을 겪기 마련이다. 선순위 세입자라면 경매에 낙찰된 금액이 전세금보다 적더라도 전세금을 돌려받는데 문제가 없다.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거나 신용에 문제가 있는 집주인들은 최종적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는 법적 절차를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낙찰된 부동산경매가가 세입자가 받을 전세금보다 적다면 상황은 간단치 않다. 하지만 세입자가 배당 순위 상 선순위에 속한다면 경매대금이 모자라도 낙찰자에게 나머지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

자신이 거주 중인 집이 경매로 넘어간다면 세입자들은 불안한 마음과 동시에 한 가지 걱정을 하게 된다. 자신이 돌려받아야 할 전세금보다 낙찰대금이 적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

실제로 부동산경매의 낙찰대금은 현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나 요즘 같이 전세가보다 매매가가 낮은 매물이 속출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입자가 정상적으로 전입신고를 했고 배당 순위상 선순위에 해당한다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주택 임대차보호법(이하 주임법)에는 ‘경매의 낙찰자는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선순위 세입자의 보증금이 전액 변제되지 않으면 임차권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주택 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즉 낙찰자는 경매대금을 지급함과 동시에 해당 주택에 대한 소유권은 주어지지만, 선순위 세입자의 전세금이 남아 있다면 잔액에 대한 책임은 낙찰자에게 남아 있다는 말이다.

낙찰대금으로 전세금이 완전히 변제되지 않고 일부 금액이 남아 있다면 세입자는 낙찰자를 상대로 잔액을 청구할 수 있다. 심지어 세입자는 나머지 금액이 변제될 때까지 해당 주택에서 계속 머무를 수 있고 만약 잔액을 주지 않는다면 낙찰자를 상대로 전세금반환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다.

전세금반환소송이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 또는 경매 낙찰자를 상대로 세입자가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전세금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의 ‘2023 전세금통계’에 따르면 평균 소송기간은 4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선순위가 아닌 후순위 세입자의 경우에는 상황이 간단치 않다. 부동산경매에 낙찰된 금액은 배당순위에 따라 채무가 변제된다. 다시 말해 후순위에 있는 세입자는 선순위 채권자들의 채무가 다 변제될 때까지 순서를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후순위 세입자 차례에서 남아 있는 낙찰대금이 돌려받을 전세금보다 적더라도 법적으로 대응할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가령 배당순위에 따라 채무가 변제되고 있는 가운데 2억 원의 전세금을 돌려받아야 할 후순위 세입자 차례에서 배당금이 1억 원만 남아 있더라도 나머지 금액을 낙찰자에게 청구하기가 어렵다.

한편 낙찰대금이 모자라 전세금을 제대로 변제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하려면 계약 당시부터 자신이 선순위 세입자에 해당하는지를 파악만 해도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먼저 이사할 곳의 등기부를 확인해 집주인의 채무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여러 가구가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에서 집주인이 한 명일 때는 전입세대 열람내역을 확인해 자신이 선순위 세입자에 해당하는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선순위 세입자의 확인 과정을 거치지 못해 후순위 세입자가 된다면 낙찰대금으로 전세금을 변제받기 힘들다. 더 큰 문제는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낙찰자에게 점유권을 넘겨야 하는 심각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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