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민 “부산엑스포, 현 추세라면 투표 당일 초박빙” [쿡 인터뷰②]

장성민 “부산엑스포, 현 추세라면 투표 당일 초박빙” [쿡 인터뷰②]

장성민 특사 인터뷰
부산엑스포, 구글 검색빈도서 경쟁국 압도
“사우디 강세 꺾여…대한민국 ‘원팀 정신’ 덕분”
“엑스포 유치 위해 모든 열정 불태울 것”

기사승인 2023-10-31 06:00:43
“현 추세대로라면 투표 당일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장성민 대통령 특사가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오는 11월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근소한 차이로 2030부산엑스포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는 것이다. 현재 2030세계엑스포 유치전은 부산 외에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이 중 리야드가 부산의 최대 경쟁도시로 꼽힌다. 
장성민 대통령 특사가 튀니지 제르바 섬에서 개최된 제18차 불어권정상회의에 한국 대표단 수석대표로 참석, 참석국 중 12개 국가의 정상을 비롯한 총 44개 국가 및 국제기구 대표들을 접촉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장 특사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최일선에서 ‘외교 총력전’을 펼쳐온 전문가다. 부산에 대한 지지표를 한 장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왔다. 현재까지 170개국 지도자와 만나며 강행군을 소화했다. 지난달 초부터는 파리TF를 현지에서 총괄 지휘하며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키맨’인 아프리카 회원국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힘 써왔다. 대한민국의 성장 경험과 첨단 기술을 국제사회에 공유하겠다는 ‘보답과 연대’ 메시지를 내걸며,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장 특사는 레이스 초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기울었던 판세가 현재 대한민국에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 세계의 다양한 언어로 이뤄진 검색어를 분석하는 구글 트렌드에서도 부산엑스포의 검색 빈도수는 경쟁국을 앞질렀다. 부산엑스포에 대한 검색 빈도 수치는 26으로 후보 도시 가운데 가장 높았다. 다음이 로마(21), 리야드(8)순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과 유치위, 경제계, 부산시 등의 종합적 활동이 한국의 유치에 대한 관심 여론을 모았다는 평가다.

장 특사는 다수의 BIE 회원국이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의 경험과 노하우, 축적된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국제 여론이 부산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중앙·지방, 민·관이 한 마음으로 유치전에 사활을 건다면, 개최국 선정 투표 당일 ‘역전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본 이유다.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아이티 정상회담에서 장성민 특사, 김은혜 홍보수석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음은 장 특사와의 일문일답.

-유치전이 한국, 사우디, 이탈리아의 3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현재 판세가 어떤가.
▷한 치 앞을 모르는 백중세 상황으로 진입했다. 윤 대통령의 진두지휘 아래 정부 중앙·지방, 민·관이 한 마음으로 뛴 대한민국의 ‘원팀 정신’이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레이스 초반 우위를 점했던 사우디의 강세도 꺾인 상황이다. 현 추세라면 오는 11월28일 투표일에는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는 국가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경쟁국에서도 대한민국의 유치 동향과 형세 판단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부 국가가 확실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구잡이로 발표해서 비판에 직면한 경쟁국도 있다. 한국의 뜻밖에 선전에 초조해진 심경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은 겸손한 자세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탈리아 로마가 유치전에서 3위로 밀려났다고 자체 판단하고 있다는 전언이 나왔다. 중도포기 조짐이 보인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이탈리아는 대한민국과 민주주의, 자유시장주의, 인권, 법의 지배, 평화 등 글로벌 가치를 공유하는 우방국이다. 내년이면 외교수립 140주년이 되는 가장 오랜 우방국 중의 하나이다. 사우디 또한 중동 지역의 에너지 협력국이다. 대한민국과 경제적 상호의존도가 가장 높은 우방국 중의 하나이며, 최근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을 통해 44개항에 대한 공동 협력선언을 한 나라다. 대한민국에겐 두 나라 모두 중요한 우방국이다. 특정 국가를 평가하는 것은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고, 이는 윤대통령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포괄 외교 전략의 진정성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탈리아, 사우디 두 나라도 선전하길 바라며 선의의 경쟁을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의 최대 경쟁국으로 꼽힌다. 사우디와 비교할 수 없는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면.
▷대한민국은 많은 국가들의 경제발전 ‘롤 모델’로 꼽힌다. 과거 전쟁의 잿더미에서 오늘날 4차 산업 중심국, 반도체 강국으로 발전하는 대서사를 완성했다. 해외로부터 원조를 받던 나라가 오늘날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발전한 점, 제3세계와 공유 가능한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는 점이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 노하우를 저개발국에 제공하겠다는 이른바 ‘물고기 잡는 법(How to fish)’ 전략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K-문화’를 가진 소프트파워 국가라는 점도 강점이다. 현재 K-문화는 ‘글로벌 소통의 창’ 역할을 하고 있다. 2030부산엑스포가 세계적 연대의 축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다. K-팝·드라마·푸드·무비 등 그동안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은 대한민국의 브랜드 파워와 2030부산엑스포의 만남은 ‘융합의 힘’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2030세계엑스포를 계기로 부산은 세계 자유무역항의 축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리셉션에 참석해 참석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2030세계엑스포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이자 외교 비전을 실현하는 장이다. 아울러 기후위기, 디지털 격차 등으로 도전받고 있는 인류 사회가 더 나은 미래로 나가기 위해, 최빈국에서 G10의 반열에 오른 한국의 축적된 경험을 나눠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장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기회의 장을 펼쳐나가겠다는 윤 대통령의 철학, 신념, 열정이 담겼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민‧관이 힘을 합쳐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BIE 회원국 파리 주재 대사들에게 투표권이 있는 만큼, 집중적으로 접촉해 대한민국의 잠재력을 증명해나가는 작업과 표심이 유동적인 국가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전략을 제시해 유치 지지를 확보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유치 결승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린다.
▷2030년 대한민국 부산에서 ‘세계를 춤추게 하는 엑스포, 자유, 평화, 번영의 엑스포’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부산이 전쟁의 아픔을 딛고 세계적인 수출 자유항으로 성장했던 비전을 발현하는 자유의 엑스포, 지구 온난화를 막는 사상 첫 No Single use plastic 엑스포,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발전 경험을 세계와 공유하는 ‘나눔과 돌봄’의 엑스포를 만들겠다. 코피까지 흘리며 유치전에 몸을 던졌던 윤 대통령처럼, 반드시 엑스포 유치를 위해 모든 열정을 불태우겠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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