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에서도 질 좋은 공교육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주도의 교육 혁신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 정주 인구를 안정적으로 늘리려면 결국 ‘좋은 학교’를 만드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교육부와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는 2일 ‘교육발전특구 추진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 교육청, 대학, 지역 기업, 지역 공공기관 등이 협력해 지역발전의 큰 틀에서 교육혁신과 지역인재 양성 및 정주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다. 지역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해 정착하는 순환체계를 만들어 수도권 등지로의 유출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면 유아·돌봄부터 초중고교, 대학까지 연계·지원할 수 있는 특구 운영 모델을 마련해 시행한다. 지자체별로 전략을 짤 수 있다. 지자체에서 지역 교육 발전 전력을 만들고 정부에 제안하면 특례를 지원해주는 상향식 모델이다.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된 지역은 유보통합을 시범 운영하거나 지방정부의 돌봄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초·중·고 교육은 학생 선발과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이 강화된 학교 운영 방안을 추진할 수 있다. 디지털에 기반한 수업 혁신도 우선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고등교육 부문에서는 지역인재 입학전형을 확대해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지역 대학이 지역 산업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아·돌봄부터 초중등, 대학까지 지역의 교육경쟁력을 전반적으로 제고하고 지역의 통합적 발전전략과 연계한 지역교육 혁신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지역에서 좋은 교육을 받은 인재가 지역에 머무를 수 있는 지역인재 양성체제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 일부에선 특구 계획의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학생들만 갈 수 있는 특목고나 자사고, 국제학교 등만 생겨나거나 고교서열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학교나 지역차원의 우열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교육부는 중앙투자심사 대상 축소, 교육청 자율권 확대를 통한 과밀학급 해소 지원 등을 규제 완화의 예시로 들고 있지만, 교육자유특구법 제정은 지역 내 ‘명문고 육성’ 바람으로 이어져 ‘지역 맞춤형’을 빌미로 ‘지역 서열화’의 부작용만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특구가 지향하는 ‘좋은 학교’는 특목고가 아니다”라며 “주민이 원하는 학교를 공교육 틀에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