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도 예배를 진행했던 영암교회 측이 “정치적 의도와 목적을 갖고 예배를 진행한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혔다. 추모 기도를 위해 교회를 찾는 이들을 배척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교회 측은 특정 정치적 입장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명백히 했다.
유상진 영암교회 담임목사는 5일 대예배 중 윤 대통령의 교회 방문을 언급했다. 그는 “서로 다른 생각으로 불편하셨던 분들이 계신데 교회는 옳고 그름을 따지며 가르는 것을 넘어 더 큰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는 곳”이라며 “이번 일로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서로를 판단하거나 비난하거나 정죄하거나 미워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어느 쪽도 편들지 않는다”며 “다만 기도의 사명을 묵묵히 감당했을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성도들에게 “대통령 뿐 아니라 여당, 야당 정치 지도자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주시고 나라를 위한 기도, 사명을 안고 기도해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교회 신도들 사이에선 교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일각에선 대통령실이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본지는 지난 2일 영암교회 측을 취재한 결과 대통령실에서 강행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다만 교인들 간 갈등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추도식 예배를 허용해주면 안된다는 반대 입장이 있었던 것.
이와 관련 유 목사는 이날 대예배가 끝난 후 쿠키뉴스와 만나 종교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 목사는 “교회 안에서는 지지자도 있고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다. 누구를 지지하기 위해 모신 게 아니고 그야말로 추모예배를 하고 싶다는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건으로 젊은 성도분들과 연세 드신 분들 사이에 세대 간 갈등, 이념적 갈등이 그대로 노출되었다”며 “하지만 정치에서는 서로 싸우더라도 종교에서는 기도하겠다 하면 받아주는 것이 도의적인 게 아닌가. 기도해야 될 사명을 갖고 있고 그게 바로 종교의 역할”이라고 했다.
한 교인도 이날 교회에서 본지와 만나 “정치인들이 기도하러 오는 것은 문제될 게 없다”며 “누구든 기도하러 오는 걸 막아선 안된다”고 했다.